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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라 Feb 15. 2019

제주 올레길 9코스> 대평 ~ 화순 올레 어반스케치

제주살이 백 예순 나흘 190214

날씨도 따뜻해서 걷기 딱 좋은 날.

좋아하는 친구 제주유딧님과 함께

올레길 9코스를 시작한다.


올레 9코스는 7.6km 가뿐한 거리지만 오름이 있어서 만만하지만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하며 걷는다.


역시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박수기정을 보며 시작한 올레길.

박수기정 위로 올라가니 숨만차고 박수기정은 볼 수 없어 좀 아쉽다.


오르막은 언제나 선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배추가 꼭 초록 장미처럼 이쁘게도 피었다.


수선화 향기를 처음 맡아 보았는데,,,

세상에나!!

향수를 바꾸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향기.

하,,, 꽃 한송이 꺾어 콧구멍 속에 넣고 가고 싶네.

우아하면서도 귀여움이 간간히 섞여있는 수선화 향기에 반해버렸다.


이건 봄 풍경이지!


겨울 풍경이라고는 믿기 힘든 유채 꽃밭.

겨울에 꽃 피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신기하다!!

육지 촌년의 고정관념 덕분에 겨울 꽃밭을 아무리 여러번 봐도 볼 때마다 가슴 뛰고 신비스럽다.


신비의 섬 제주!



볼레낭 길을 산책 하듯이 걷다가 만난 풍경.

나는 잘 모르지만 제주 구석구석을 여행한 제주유딧님이 지금 보이는 저 풍경이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알려준다.

산방산, 용머리해안, 형제봉, 가파도, 마라도, 모슬봉, 또 어디어디라고 알려줬는데 들어도 잘 모르겠다.


암튼 여간해서는 한 화면에 다 보기 어려운 조합이라니 일단 그리고 간다. ㅋㅋㅋ




큼직한 바위들이 가득한 오름을 오르다가

바위색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청자색 지의류에 주목하며 멋지다고 유딧님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놀랍게도

액션 페인터 제주 유딧님이 지의류를 물감삼아 그려보겠다고 나섰다.

안될거 있나? 해보면 되지! 나도 부추긴다.


오~~ 색이 묻어 나오며 예쁘게 칠해진다!

내친김에 바닥의 흙도 뭍혀서 그리니 훌륭한 바위가 되었다!


우와! 유딧님은 그림 계의 베어 그릴스다~ ^^

하하핫! 너무 신나고 재밌어서 엄청 흥분했다. ^^

자연의 신비란,,,

하긴, 물감의 첫 시작이 이런 것이었겠지.

꽃 물, 풀 물, 돌가루, 흙,,, 이런 것들로 채색이 시작된 거였겠지. 오늘 그 원형을 보았네!



산방산이 오늘 여기저기서 열일하는 중이다.



산방산 어반스케치가 마음에 꼭 들어서 기분 좋다.


한 시간이면 그림이 완성된다.

한 시간!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한 시간이 또 있을까!

(또 있긴 있지! ㅋㅋㅋ)




지질 트레일에서나 봄직한 화산쇄설암을

계단으로 밟고 다니는 제주.


제주의 자연은 참 귀한 것이 흔하다.


황개천.

어머, 왼쪽의 바위가 꼭 고슴도치 같다. ㅎㅎㅎ


황개천 놀라운 비경.

제주는 강이나 계곡이 많지 않다.

동네에 하천과 다리가 멀쩡하게 있어도 그 안은 텅 빈 건천인 경우가 많다. 겨울에도 이렇게 물이 많은 강물에 이런 멋진 풍경이라니. 예상치 못한 보너스다. 뭐, 올레길 한걸음 한걸음이 다 그렇긴 하지만.


화순 황개천에서 중간 스템프를 찍는다.


외국인 커플이 자전거를 타고와서 올레 패스포드에  중간 스템프를 찍는다. 내 스케치북을 보며 감탄한다. 나도 마주보며 배시시 웃어준다.

영어를 좀 할 줄 알면 자전거 타고 올레길을 어떻게 도는지 좀 물어보련만,,,


꼭 다문 입으로 빵끗 웃으며 손만 흔들고 헤어진다. ㅠ ㅠ

화순 마을 풍경.


도착지점 스템프.



올레길 9코스의 시작점 대평포구로 돌아온다.

대평포구와 박수기정 그리기.


한 시간이 지나니 해의 위치가 바뀌어있다.

배경 색도 바뀌었다.

신기하고 재밌다.


박수기정 옆으로 해가 지는 풍경도 멋지겠다.

저 바위에 앉아 해를 마주보고 그렸더니 햇볕에 콧등이 따갑다. 그림이 늘어갈 수록 주근깨도 늘어간다.





오늘 하룻동안 느끼고,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이야기한 것들을 어떻게 다 글로 남기겠나.


오늘도 다시 없을 행복한 하루를 보낸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매일 매순간이 선물인 제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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