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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Kim Aug 29. 2020

23. 마지막 배웅에도 전문가가 필요하다

상조의 올바른 선택과 장례지도사


저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는 장례지도사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TV 채널을 돌리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에 멈춰 섰다. 20년 경력의 장례지도사라고 본인을 소개한 심은이 씨가 자신이 겪은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중이었다.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이 조금 생소하다는 말에  "장례지도사는 웨딩플래너와 비슷해요."라고 대답했고 두 MC는 그제야 이해가 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례지도사? 만약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하기 전이었다면 나부터도 같은 반응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의 기쁜 날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를 포함한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두에게 묻고 싶다.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과도 같다는 사실에는 수긍하지만 가능하다면 당장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으레 기피하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이런 우리에겐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배웅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심은이 씨와 같은 장례지도사가 말이다.


 실제로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면서 장례식에 있어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던 부분 중 하나가 '장례지도사'의 역할이었다. 솔직히 말해 장례를 치러본 적 없는 나와 같은 보통의 사람들은 장례 문화에 대해서 대체로 잘 알지 못한다. 이때 장례지도사는 슬픔에 잠겨 정신없는 유가족을 도와 전체적인 장례식의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맡아주는 이른바 장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얼마나 순조롭게 장례를 치를 수 있는지는 장례지도사의 고인을 대하는 태도나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TV를 보다 보면 고인의 가시는 길을 가족처럼 편안히 모시겠다는 상조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된다. 여기서 상조는 장례지도사를 주축으로 장례식에서 필요한 용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상조 회사는 왜 이렇게 많은지 가격은 또 천차만별이고 상품도 너무 다양하고.. 당장 내게 닥칠 일이 아니니 괜찮을 거라 믿으며 다른 채널로 바꾸게 된다. 사실 나 또한 상조 가입을 하면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판매원의 말에 혹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그때 상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덕에 상조가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장례에 도움이 되는지, 상품의 구성이나 약관은 무엇인지 정도는 미리 파악해 놓을 수 있었다.


 요즘은 장례식 후에 정산하는 후불제 상조도 많이 생겨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가입 시기 또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장례식을 침착하게 진행해주었던 장례지도사 덕분에 고인을 잘 보내드리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상조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물론 가입은 선택의 문제지만 상조와 장례지도사의 역할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미리 알고 있다면 정말 필요할 때 본인의 상황에 맞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죽음이 다가왔을때 당황하여 고인과 함께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TIP> 영정사진

영정사진의 사이즈는 보통 11 x 14(28cm x 35cm), 기일용은 8 x 10(20cm x 25cm)이다. 인화 해두지 못했다면 사진 파일만이라도 꼭 저장해두자. 대부분의 장례식장에서도 파일만 있다면 언제든지 수정 및 인화가 가능하다.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해두면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다고 하여 장수사진으로도 불리니 미리 준비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장례식장에서 판매하는 액자는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사전에 영정 사진 사이즈와 맞는 액자를 준비해두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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