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구 반대편에 도착했다
기내에 안전벨트를 매라는 사인이 떨어진다. 자고 있던 승객들이 부스스 일어난다. 승객들을 체크하는 승무원들의 발걸음들이 교차되고, 기내의 창문이 자동으로 밝아진다. 이어, 기장의 안내 방송이 흐른다.
THIS IS CAPTAIN SPEAKING.
기장의 목소리가 좋다.
이 비행기는 곧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 도착한다. 이곳의 시간은 오전 9시. 비행기의 고도가 점점 낮아진다. 구름 밑으로, 바다와 도시가 나타나고, 도시가 점점 더 가까워온다. 기내는 알 수 없는 침묵이 감돌고, 12시간 내내 힘겹게 울던 갓난아기만이 도착을 아는 듯 힘차게 울고 있다. 창문 밖으로 건물들이 미끄러지고, 뜻밖의 워터파크도 지나간다, 가보고 싶었던 천체 박물관의 하얀 돔 지붕이 더욱 가까워오고, 여기가 진짜 부에노스아이레스인가 하는 흥분감이 터질 무렵,
쿠궁쿠구구궁...
일순간 박수와 환호성이 터진다.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승객들 모두 마침내 도착한 것을 마음껏 기뻐하는 중이다. 마치 우리가 지구 반대편에 도착한 것을 축하해주는 듯이, 우리의 도착을 환영해주는 듯이!
살면서 여러 번 비행기를 타 봤지만 비행기가 착륙했다고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는 건 처음 봤다. 처음에는 순간 '그만큼 위험한 비행이었나?' 싶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진짜였다. 진짜 이 순간을 즐기는 웃음과 표정과 박수였다. 어쩐지 도착한 순간의 기쁨을 다 함께, 온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좋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첫인상부터 사랑스러웠다.
"우와, 슈퍼 히어로 랜딩 같아!"
마치 슈퍼히어로가 하늘에서 땅으로 멋지게 착지하는 '슈퍼 히어로 랜딩'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 소리에 얼떨결에 우리도 따라 박수를 쳤다.
그토록 꿈꿨던 도시에 도착한 것을 기뻐하며,
해맑과 내가 지구 반대편까지 함께 온 것에 감격하며.
드디어, 지구 반대편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