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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플리트 Dec 29. 2023

용기가 필요할 때

지난 타운홀미팅을 통해 선언되었는데요, 유플리트는 이제 피봇(회전하다. 무언가의 축, 즉 중심이 된다.)하기로 했습니다. 다가오는 불황과 여러 난관들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돌파해 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각오였죠. 회사 대표인 윈디님의 미션인 것 같지만, 당부하신 것처럼 유플리더 모두의 힘을 모아 이룰 수 있는 목표입니다. 지난해의 공을 유플리더분들께 돌린 이유는 대표의 의지만으로 회사를 움직일 수 없음을 잘 아시기 때문일 테죠. 그래서 2024년에도 지치지 말고 애써주십사 부탁하신 것 같습니다. 

<전례없는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넘어 최고가 되자! Let's PIVOT!>


회사의 목표를 내 목표와 일치시키거나, 회사의 목표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으려 할 때, ‘그래, 열심히 하자!’ 다짐에 그치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많은 날들이 그랬습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니,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건 ‘구체화’ 하지 않았던 거죠. 열심히 하자는 마음은 사실 실체가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할 때, 왜 열심히 하자는 건지 구체화되지 않으면 금방 사라지는 마음인 거죠. 내 삶에 유익한 자세지만 목표와는 상관없기 때문에 금방 휘발됩니다. 

문득 ‘PIVOT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생각해 봤습니다. 작정하고 생각한 건 아니고, 쉬는 시간에 갑자기 머릿속에 PIVOT이 찾아와 물 흐르듯 생각에 잠겼던 것 같아요. 확실히 시간을 갖고 생각을 해야 정리가 되더군요. 여러분들 각자의 정의가 있겠지만 필자는 다음 두 가지를 결과물로 내어놓았습니다. 



1. 멀리 떠날 수 있는 용기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영감을 받아 옮겨 적거나 덧붙여 적어봅니다.

우리는 바다를 좋아합니다. 일상이 지겨워지면 “바다로 떠나자!” 외치죠. 바다 앞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에 갇혀 있는지 알게 됩니다.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근심 걱정, 짓누르는 목표, 부담되는 인간관계 속에서 억제하며 살고 있어요. 바다를 보면요, 인생 뭐 있나 싶고 모든 근심 걱정을 바다에 훌훌 털어버리자며 마음이 너그러워집니다. 

조금 더 나아가 성난 바다와 그 바다를 헤쳐 나가는 항해사를 상상해 봅시다. 끝이 없는 데다 변화무쌍하기까지 한 바다를 항해하는 자는 바다가 늘 잠잠하기만을 바라며 항해하지 않겠죠. 뚫고 가겠다는 각오로 나아갑니다. 내 인생에도 폭풍과 비바람이 찾아올 것을 당연히 여기고, 그럼에도 전진하겠다는 용기가 있어야만 내가 바라는 바를 그리고 성취할 수 있습니다. 바라는 바가 없고, 그래서 성취도 없는 삶을 살며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채우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내 인생이 고되고 무기력해지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겠습니다. 모처럼 바다 앞에 섰다면, 더는 고민하지 말자는 너른 마음과 멀리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얻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새롭게 배우고, 멋진 아이디어를 찾고, 매일같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길에 일상 속 반짝이는 것에 반하고,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을 알게 되면서 하루를 즐겁고 뜻깊게 보낼 수 있다. 삶은 어디부터 어디까지일까? ‘한평생’만을 삶이라 할 수 있는 걸까? 알차게 보낸 오늘 하루, 새로운 도전을 한 반나절, 몰랐던 걸 알게 된 순간, 무엇인가에 설레던 찰나, 이 모든 게 삶이 아닐까? 삶은 통으로 보면 한두 가지 색으로 된 직선처럼 보이지만, 조각으로 보면 그 모든 순간이 다채로운 색으로 꾸며져 있는 ‘삶’ 그 자체다. 

삶을 다채로운 색으로 칠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삶이라는 그림을 펼쳐놓고 바람이 와서 넘기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붓을 들고 직접 색을 칠하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작은 것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방법은 아주 쉽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일정으로 채우면 된다. 여유를 가지고 눈을 크게 떠서 일하는 주간에도 새로운 것을 발견해야 한다. 아름다움과 빛나는 순간에 목마른 여행자처럼 일상을 보내자. 비현실적이라고? 순진하다고? 근심이 가득하면 삶을 시처럼 만들 수 없다. 그저 그런 평범한 월요일을 보내면 삶을 변화시킬 마법을 만들 수 없다.’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통으로 발췌했습니다. 일상에서 잔잔한 즐거움과 행복을 찾기로 작정하는 것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자 작정하는 것도 용기인 것 같아요. 일이나 직장생활에 몰입하다 보면 여유를 잃기도 합니다. 고되고 지친 하루가 쌓여 어느새 마음을 닫고 지내기도 해요. 그래서 바로 '오늘부터, 바로 지금부터' '타인에게, 그리고 세상에' 마음을 열겠다는 다짐도 용기의 범위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큰 용기도 있죠.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것, 자신 없는 것, 내 힘에 부칠 것만 같은 것 앞에서 포기 대신 용기를 호출해야 합니다. 자꾸만 회피하거나 도망가면 얻는 것 또한 없어요. 얼마 전 SNS에서 만난 말인데,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았습니다. 


우리가 찾고 있는 마법은 우리가 피하고 있는 일 안에 있다.

와! 마침 ‘하지 말아야 할 이유’만 백만 개 찾고 있던 와중이라 이 말이 번개처럼 머리와 가슴을 쪼갰어요. 이제 제발 새가슴에서 벗어나야겠구나. 도망가는 것도 습관이지, 벌벌벌 떨려도 나아가야겠구나 했죠. 일단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다 걷어버리고 ‘한다!’만 주먹에 쥐기로 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정신으로 출발선에 섰어요. 

유플리트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고생 중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왕이면 열린 마음으로, 용기 있게 하루하루 채워 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PIVOT을 위한 첫 번째 구체화 작업을 ‘용기’로 정했습니다.

<해보자! 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을 해내야 거인이 된다! 도망가지 말고 맞서자!>



2. 함께 갈 수 있는 힘, 라포

직장생활에서 중요한 건 팀입니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강한 사람이라도, 아무리 혼자가 편한 사람이라도 팀의 중요성을 받아들여야 해요. 혼자 하는 게 편하고 효율적이라 생각할 수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개인 관점에서만 맞는 얘기지 회사 일은 팀이 함께 하는 게 맞습니다. 회사의 핵심 가치와 노하우 등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선배와 후배 사이에 끊임없이 흘러야 해요. 혼자 떠맡고 해치우고 성취하는 건 어찌 보면 이기적인 거랍니다. 연결을 끊는 것이니까요. 

사실 어색하죠. 돌아가는 것 같고, 오래 걸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단번에 통할리는 없잖아요. 


모이기를 힘써라.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자꾸 모이다 보면 서서히 유대감이 생겨요. 오래 보면 이해하기 쉬워지고, 말로 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게 많아집니다. 그래서 팀이라면 모이기를 힘써야 합니다. 라포(rapport)라는 심리학용어가 있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상호신뢰관계를 말합니다. 지난 회사생활을 돌아볼 때, 오래가는 사람과 즐거이 일하는 사람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었어요. 서로 라포가 생기면 프로젝트 때마다 같이 하길 원했고, 같이 하면 손발이 척척 맞더군요. 

각자 개인 플레이할 때 회사가 어찌 이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중심축을 갖고 기민하게 회전할 수 있을까요?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한 마음일 때에야 바닥에 단단히 자리 잡고 유연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스쿼드 안에서 회사 안에서 마음을 모으기로 해요. “2024년엔 유플리트 안에서 제대로 라포를 만들어보겠어!” 다짐하길 바라며 PIVOT을 위한 두 번째 구체화 작업을 ‘라포’로 정했습니다. 

<"기억 나? 내가 헛소리를 해도 찰떡하지 그려주었지!" "너는 어떻고? 언제나 내 든든한 방패였지!">




치열한 현장에서 인내를 쥐어짜가며 일하고 있을 때, 밖에서 쓴소리든 꽃노래든 이러쿵저러쿵하면 심기가 불편하더군요. 너무 멀게 느껴져서요. 필자의 글들이 그렇게 읽힐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할 일은 사랑과 응원이더군요. 현장에 몸 담아 봤고, 야근과 철야에 찌들어도 봤고, 순응과 회피 사이에서 방황도 해봤고, 그렇게 성실하게 나이를 쌓아왔습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어쩔 수 없이 사랑과 응원입니다. 연말이라 더 애틋하네요. 황현산님의 [밤이 선생이다]를 빌려 마음을 전해봅니다.


삶을 깊이 있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은 우리가 마음을 쏟기만 한다면 우리의 주변 어디에나 숨어 있다.

유플리트 안에서 귀한 인연과 소중한 경험을 많이 길어가길 응원합니다.



유플리더가

사랑받는 사람이 되도록

트렌디한 사람이 되도록

재치있는 사람이 되도록

다양한 잽을 날릴 것이다.


대화의 소재를 주고

사색하게 하고

발전하게 할 것이다.

그래서 유플위클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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