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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이 Jan 30. 2022

문장 담기 -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작가의 '밤이 선생이다.'를 읽고 있다. 


 깔끔하고, 촘촘한 문장이 일품이라는 소문에 고민 없이 책을 구매했다. (최근 여태 모아 온 책들을 정리하며, 당분간 책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밤이 선생이다.'를 시작으로 그 다짐은 깔끔하게 없던 일이 되었다.^^;;)


 소문은 사실이었다. 처음에는 황현산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세상을 바라본 이야기를 담은 가벼운 에세이라고 여기고 책장을 폈으나, 이야기를 이루고 있는 문장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한 문장이 하나의 요리처럼 느껴졌고, 문장을 이루는 단어들은 마치 요리 재료들처럼 각각 제 맛을 담아 선보이고 있었다. 


 의미가 농밀한 그의 문장들을 책장 넘기듯 후루룩 넘겨버릴 수 없어, 기록으로 남기고자 문장 담는 글을 쓰게 되었다. 

  

  전시회에서 그림을 살펴보듯이 문장도 그리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게으른 글쓴이를 일으켜 세워 앉힌 황현산 작가님께 감사한 밤이다. 


  ( 아래부터 쓰일 문장들은 매 챕터마다 빛을 내던 문장들이다. 따라서 챕터 전체의 맥락을 읽지 않을 경우, 곡해될 수 있다. 글쓴이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문장 수집이니, 오해 없이 읽어주시길 바란다. 만약 전체 맥락이 궁금하실 경우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판단하고 선택하기 전에 모든 것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가려놓은 채, 생명에 삽질을 하고 시멘트를 발라 둑을 쌓아둔다면, 거기 고이는 것은 창조하는 자의 사랑이 아니라 굴종하는 자의 증오일 것이다.' 

 -'금지곡' 중에서-


 '세상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폭력이다.' - '폭력에 대한 관심' 중에서-


  '이 패배주의는 매우 편안하다. 무엇보다도 정신의 승리는 실제적인 노력을 면제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실제적인 성공을 거둘 때, 이 태평한 아Q라고 해서 마음이 동요되지 않을 수는 없는데, 그때도 대처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그럴 마음만 먹었더라면 그보다 훨씬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는 이 패배주의 속에서 편안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아야 하고,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 지녔을 능력과 재능을 깎아내려야 하고, 그래서 결국은 자기 자신을 깎아내려야 한다. ' - '내 이웃을 끌어안는 행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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