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것도 좋지만 생각하는 것이 더 좋다

by 별빛소정
쓰는 것도 좋지만 생각하는 것은 더 좋다. 똑똑한 것도 좋지만 인내하는 것은 더 좋다. - 헤르만 헤세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남에게 줄 것이 있습니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에서 세속의 상인 카마스바미가 질문합니다. 가진 것이라곤 입고 있는 옷 한 벌 뿐인 수행자인 싯다르타는 흔들림 없이 답합니다. "나는 사색할 줄 안다. 나는 기다릴 줄 안다. 나는 단식할 줄 안다." 이 세 가지 능력을 언급하며 그는 지혜의 본질을 설명합니다.


헤세가 강조한 것은 '내면의 힘'과 '자기 통제'입니다. 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써서 세상에 내보이는 결과물에만 집중하곤 합니다. 하지만 깊은 사색의 시간을 통과하지 않은 글은 힘이 없습니다. 나만의 철학을 숙성시키는 고독한 시간이 바탕이 되어야 타인의 마음을 울리는 깊은 문장이 태어납니다. 생각이 깊어지면 거기서 나오는 글도 자연스레 깊어지는 법입니다.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대처하는 '영리함'은 당장의 이익을 줄지 모릅니다. 하지만 삶의 본질은 영리함보다 '인내심'에서 완성됩니다. 헤세가 말하는 인내는 수동적인 방관이나 포기가 아닙니다.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가는 강력한 정신적 에너지입니다. 목표를 향해 묵묵히 고통을 견디고 꾸준히 제 할 일을 하며 때를 기다리는 사람만이 더 높은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저는 매일 두 시간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집니다. 책을 읽고, 필사하고, 사색하며 감사일기를 적습니다. 오늘로 필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389일이 되었습니다. 이 시간은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귀한 시간입니다. 펜을 쥐고 문장을 옮겨 적는 동안 저는 저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갑니다.


처음에는 서너 가지에 불과했던 감사 제목들이 이제는 열 가지를 넘어 스무 가지에 달하기도 합니다. 기록은 힘이 셉니다. 매일 감사한 것을 적다 보니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제 삶에 얼마나 많은 축복이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록을 통해 감사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그 생각이 다시 저를 귀하게 여기게 만드는 선순환을 경험합니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자주 생각하고 내뱉는 말을 현실로 인식합니다.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쓸모없는 생각이나 부정적인 마음을 걷어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싯다르타가 말한 '단식'은 음식을 끊는 것만이 아니라,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는 정화의 과정일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꼭 해야 하는 생각을 하며 제 인생을 더 선명한 곳으로 이끌어 가려합니다. 더 깊은 생각과 고통을 견뎌낸 인내가 결국 순도 높은 깨달음을 준다는 멋진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인내는 목적지를 놓치지 않는 가장 강력한 집중입니다.


나는 꼭 해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내 인생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더 깊은 생각이 더 깊은 글을 내게 주고 내가 인내한 것이 내게 깨달음을 준다는 멋진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다.
- 김종원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