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구직용어사전
1.
구직철이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도 4월에 났고, 변호사협회 연수도 시작해서 막 돌아가고 있을 때다. 사무실마다 공고가 나면 수십 장씩 이력서가 날아드는 시점이다. 오늘 사무실에서 실무수습중인 변호사 한 분이 내가 뒤에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끅끅거리시길래, 무슨 일이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한 로스쿨 커뮤니티의 글이라며 아래의 글을 공유받았다. 구직자라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하겠지만,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어딜 가나 어렵구나 싶었다. 슬프기도 하고, 뭣보다 좀 찔렸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변호사시험 합격 이후 무척이나 오랜 시간동안 구직과 원서질을 하였는 바, 이를 통하여 드디어 변호사 시장 구인 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정확히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제가 해석한 용어들을 간략히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채용공고 편>
1. "희망급여를 기재해 주세요"
→ 너희들을 상대로 입찰을 진행하고 싶다. 어디까지 깎아주나 보자.
2. "경력, 신입 불문"
→ 신입 급여로 경력변호사를 쓰고 싶다.
3. "로스쿨 출신 우대"
→ 돈을 적게 주고 싶다.
4. "연수원 출신 우대"
→ 반 로스쿨 적 분위기니까 알아서 이력서 내지 말아라.
5. "소속 변호사 중 한 분이 개업하셔서"
→ 참다참다 못해서 드디어 한 사람 나갔는데
6. "저희 법무법인은 현재 2명의 구성원이 계시고, 오래 함께하실 분을...."
→ 구성원 등기 해줘.
7. "저희 법무법인은 가족같은 분위기로"
→ 변호사가 몇 명 되지도 않는데 급여는 엄청나게 짜다. 우리가 족같은 분위기를 연출해줌
8. "열정과 패기 있는 변호사님을"
→ 막장 사건이 많은데, 돈을 적게 주고 싶다.
9. "원서 접수기간은 2010.00.00.까지"
→ 인원 차면 버스 떠나는거지 그런게 어딨냐.
10. "수습기간 후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 수습 변호사 착취에 재미를 붙였고, 6개월 계약직이야.
<면접편>
1. "짧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자기소개서를 아직 안 읽어봤네. 잠시만…
2. "우리 사무실에 지원하신 동기가"
→ 일단 내 칭찬을 해봐.
3. "우리사무실에 궁금하신 점은"
→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4. "이번에 훌륭하신 변호사님들이 많이 지원을 하셔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 안 불러줘도 원망하지 마.
5.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
→ 연락 안와도 귀찮게 사무실에 전화하지 말아라.
6. "학점이...."
→ 학점 얘기를 하고 이를 빌미로 급여를 적게 부르고 싶다.
7. "나이가...."
→ 나이 얘기를 하고 이를 빌미로 급여를 적게 부르고 싶다.
8. "아직 경력이...."
→ 경력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이를 빌미로 급여를 적게 부르고 싶다. 신입 채용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