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아버지 전 육지에 가보고 싶어요”
“불허한다. 공주여, 인간들은 악마란다."
"그래도 가보.."
공주의 말을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말꼬리를 잡아채었다.
"바닷속을 더럽히고 우리들의 친구를 죽이는 잔인한 악마들이 있는 곳에 널 보낼 순 없단다.”
인어공주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은 이 궁안뿐이라는 것을.
유독 자신에게만 엄격하게 구는 아버지의 마음이 자식을 향한 단순한 사랑이라고 하기에 이해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알겠어요”
“공주여 나를 위해 노래를 해다오”
공주는 언제나 왕이 원하는 순간 노래를 불러야 했다.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목소리가 끔찍했다. 괴로웠지만 노래를 불러야 했다. 자애롭고 자상한 얼굴을 한 왕은 딸이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말하는 순간 돌변해 자물쇠로 방문을 막아버릴 것이다.
노래를 불러야만 허락되는 잠깐의 자유가 공주의 유일한 낙이었다. 공주는 처음으로 아버지를 속이고 올라온 육지에서 마지막 희망을 품었다.
이곳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어
공주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로 육지를 선택한 것이다. 죽어가는 왕자를 구했고, 그와 사랑에 빠지기로 결심했다. 목소리를 마녀에게 내어주고 육지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몸이 된다는데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 선뜻 목소리를 내어주었다.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좋았다.
‘나를 사랑해 줘요. 이곳에서 살 수 있게 해 준다면 평생 당신만을 위해 살겠어요.’
하지만 공주의 뜻대로 되는 일은 없었다. 왕자는 목숨을 살려준 은인이 이웃나라 공주라고 착각했다. 그 여자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니.
'가야하나'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한 것이 슬프지는 않았다. 어차피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으니.
인어공주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왕의 광기 어린 분노로 겁에 질린 언니들이 인어공주를 찾아왔다.
“아버지가 화가 많이 나셨어 네가 돌아가지 않으면 우리도 평화롭게 살 수 없을 거야. 제발 돌아가자 육지의 왕자도 너를 선택하지 않았잖아”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게 싫었지만 다시 아버지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며 평생 설기는 싫었다. 머뭇거리며 바라볼 뿐이었다.
“이 칼로 왕자의 심장을 찔러 그의 피를 네 다리에 뿌리면 꼬리를 되찾을 수 있을 거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그녀의 언니들은 칼과 왕의 편지를 인어공주에게 전해주고 바다로 돌아갔다. 왕의 편지를 펼쳐본 인어공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
공주여 나를 위해 노래를 해다오
인어공주는 바다에 칼을 던졌다.
‘물거품이 되면 영원히 자유로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