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로컬 맥주와 와인
인도네시아인 80%가 힌두교이기 때문에 음주를 금기시하는 분위기로, 주세 및 관세가 매우 높다. 게다가 15년부터 시행되는 주류 유통법에 따라 편의점이나 일반 소형 마트에서는 알콜도수 5% 이상의 주류는 취급 할 수 없다고 한다. (빈땅 맥주는 4.7%) 그러나 발리네시안 대부분이 발리 힌두교를 믿는 탓인지 그들도 술을 아주 안 마시는 것 같지는 않다. (서핑을 가르쳐주던 비치보이들에게 맥주를 사준적이 있었는데 심지어 좋아하더라는...) 관광지 특수일지 모르겠으나, 비치 클럽에서 젊은 남녀들이 술 마시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국민맥주로 통하는 빈땅맥주는 큰 병 기준으로 32,500Rp로 대략 3,000원 정도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경우에 따라 냉장비용이 추가 되기도 한다. 빈땅마트에서 맥주 구입시 매대에 나와 있는 맥주가 32,500Rp인 반면냉장고에 칠링되어 있는 맥주는 34,400Rp로 약간의 냉장비용이 추가된다. (평소에 영수증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대형 마트에서는 다양한 한국 소주를 구입할 수 있으나 130,000Rp 정도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어 섣불리 구매하기 어렵다. 그나마 소주와 비슷한 앱솔루트 보드카는 600,000Rp가 넘는데, 이유는 모르겠으나 스미노프 보드카는 이보다 훨씬 저렴한 350,000Rp 정도에 구입이 가능하다. 날씨가 무더운 탓에 한국에서는 평소 손도 대지 않는 믹스 칵테일인 스미노프 아이스나 빈땅 라들러를 마시게 되는데, 소주가 생각난다면 스미노프를 쟁여 놓고 미즈와리를 하거나 라임주스와 칵테일로 마시는 것도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빈땅 맥주를 맛 본 대부분의 지인들은 빈땅 맥주 맛 없다고 하지만, 발리에서는 그만한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 더 고급 맥주라고 주장하는 발리하이나 앵커(앙커?), 비교적 신생 회사인 프로스트까지 비교를 해보았으나 역시 빈땅의 깔끔하고 쌉싸래한 뒷 맛을 따라갈 수 있는 맥주는 없었다. 양꼬치엔 칭타오이듯 발리에선 역시 빈땅만한 맥주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카스 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빈땅(별)맥주를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하이네켄이 떠오르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조선맥주와 동양맥주가 그랬듯이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에서 맥주 공장을 설립했고 이후 최대 주주였던 하이네켄이 만든 맥주이기 때문에 독일인들이 만든 칭타오만큼이나 기본 이상은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런 이유에서 모든 마트에서 빈땅 맥주와 함께 하이네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맥주가 싫다면 발리 로컬 와인이 "Two Islands"도 추천할만하다. 혹자는 "Two Hands"짝퉁이 아니냐며 의심하는데, 호주에서 재배한 포도를 급속 냉동시켜 발리로 가져와 양조한 발리 로컬 와인으로 호주에서 재배, 발리에서 양조, 그래서 "Two Islands"라는 브랜드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 외에도 몇 종류의 로컬 브랜드가 더 있어 도전해보려 했으나 와인샵 매니저가 매번 아주 강력하게 이 브랜드를 추천해주었다. 가격은 225,000Rp로 약 2만원 정도에 구입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주류와 마찬가지로 수입 와인은 가격이 사악하다.
평소 레드 와인을 즐기지만, 발리 와인은 화이트가 좋다던 어느 소믈리에의 후기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Two hands"는 확실히 화이트쪽이 좋았다. 다행히 양쪽 모두 바디감은 약하지만 드라이해서 나쁘지 않았으나, 빈땅 맥주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레드쪽이 크리스마스 케잌에 딸려오는 사은품 같은 느낌이라면 그래도 화이트는 차게해서 마시면 제법 그럴듯해서 이후 재구매까지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빈땅이 아닌 다른 맥주를 마셔보기로 했다, 캡틴 모건(럼콕)은 궁금해서 사봤는데... 맛이 궁금해도 참으시길...
개인적인 순위는 빈땅 > 앙커 > 프로스트 > 발리하이 > 발리하이 Draft 순이다.
Ratebeer 순위는 발리하이 프리미엄 (8) > 프로스트(4) > 빈땅(2) > 앙커(1) > 발리하이 Draft (1)
앞서 언급했듯이 가장 큰 형님인 빈땅은 가장 오래 된 역사를 자랑하며 그 다음으로는 세 살 동생 앙커, 발리하이, 그리고 프로스트는 비교적 신생회사로 단일 브랜드 단일 품목으로 야심차게 출시하였으나 아직까지 인지도가 그리 높은 것 같지는 않다. 네 개 회사 중에는 첫 모금에 가장 개성있는 향과 맛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를 했으나 찝찌름한 피니시가 조금 아쉬웠다.
좀 더 객관적이고 자세한 정보는 아래에서 확인하자. 왼쪽의 파란 원은 Overall, 우측은 Style 점수.
100점 만점에 8점에서 1점으로 "못생긴 애들 중에 내가 제일 잘생긴 것 같대"라는 케이윌의 노래가 떠오른다. 빈땅과 앙커는 필스너, 발리하이는 뮌헨라거, 프로스트는 라거로 표방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결국 도토리 키재기라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발리를 찾는 사람들이 빈땅을 좋아하는 건 콜라는 역시 코카콜라라는 무조건적인 애정일지도 모르겠다. (길거리에서 빈땅 티셔츠나 목각 인형 등 다양한 기념품들을 찾아 볼 수 있지만 앙커나 발리 하이는... ) 참고로 카스, 하이트가 평점 1점, 칭타오가 3점이다.
발리에 가면 꼭 마셔보자 빈땅 라들러 (오렌지 말고 레몬으로...). 라임을 한 조각 넣어서 먹으면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빈땅보다도 평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