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의 이미지
요새 어쩌다 보니 러일 전쟁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다.
지진과 해일이 많고 또 섬나라라는 이유로 일본인들은 항상 바다 바깥으로의 진출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그 대륙 진출이라는 열망이 1592년 임진왜란 때 터졌다가 300년이 지나 1894년 청일전쟁과 1904년 러일전쟁을 거치며 실현됐다는게 그러니까 그들의 열망이 300년이 넘게 지속되어 마침내 이루어졌다는게 참 대단하면서도 신기하다.
또 하나는 벽에 대한 이미지이다.
예전에는 진격의 거인을 보며 일본인들은 왜 저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를 생각해 봤는데
요즘 보는 책들 중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그리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도 비슷한 개념의 벽이 등장한다. 왜 일본인들은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
아무래도 섬나라라서 사방이 바다로 막혀있고 또한 지진과 해일이 잦다보니 섬이란 것이 마치 벽으로 둘러쌓인 듯한 느낌을 주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보통 벽안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벽안에 많은 위험 요소가 존재하고
그렇다고 벽 바깥이 안전한 것도 아니고 벽 바깥은 오히려 알수없는 미지의 세계라면
그 벽을 깨고 나가 죽음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불완전하고 안전하지 못 하지만 비교적 친숙하고 안정적인 벽안의 세계에 머물 것인가..
일본인들은 그 벽을 뚫고 나아가는데 성공을 했다.
300년이 넘는 열망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