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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한무 Apr 16. 2024

우리 집 당구장을 소개합니다.

우리 집의 시그니처? 당구장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집을 지을 때 남편이 유일하게 관심을 쏟은 곳입니다. 당구 마니아인 남편이 로망을 실현한 공간입니다. 당구장은 가로 약 4미터, 세로 6미터가 넘는 약 9평 정도의 공간으로 우리 집에서 가장 큰 곳입니다.

사진 오른쪽에 조금 보이는 유리문이 현관 중문입니다. 이 현관 중문을 열고 들어오면 오른쪽에 당구장이 있습니다. 당구장문은 미닫이 문 두 짝으로 사진에서는 한 짝이 닫혀있는 모습입니다. 다 열면 거실과 연결되는 느낌입니다.




설날에 세배하는 사진입니다. 미닫이 문을 다 열면 이렇게 당구대가 보입니다. 거실 공간이 넓지 않아서 당구장안으로 들어가서 절을 하는 중입니다. 필요할 때는 이렇게 거실공간으로 빌려와서 사용합니다.




미닫이문을 통해 들어가면 크나큰 국제식 대대가 있습니다. 당구대 설치 직후 반짝반짝 새것 일 때의 모습입니다. 지금은 파란 천에 얼룩덜룩 먼지와 때가 묻어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애초에 설계사무소에서는 당구장의 벽과 천장 마감을 미송 합판으로 하고 천장은 나무 간살처럼 디자인해서 다른 공간이라는 차별성을 주고자 했었는데요, 남편은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고, 저는 하얗고 미니멀한 디자인에 꽂혀 있어서 그냥 하얀 방에 당구대가 덜렁 있는 당구장이 되었네요. 설계사무소의 디자인을 따랐다면 더 멋졌을 거 같습니다. 쩝.




당구대 설치하던 날 모습입니다. 네 분 정도 오셔서 반나절동안 설치를 하셨습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이야.



진지하게 수평을 맞추고 계신 모습 같습니다.



당구대는 돌판으로 되어 있고 열선이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줘야 하나 봅니다. 온도를 조절하는 전원을 꼽기 위해 전선을 바닥에 매립한 콘센트박스에 연결했습니다.




입주 후 한창 집들이를 할 때는 손님들이 와서 함께 당구를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입주 7년째가 되는 요즘 당구대는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남편은 손목이 아파 당구를 잘 못 치게 되었다고 하지만, 늘 칠 수 있게 되니 오히려 더 안 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입니다. 같이 칠 사람이 없다는 이유도 있네요. 처음 당구장을 구상할 때,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아빠와 당구를 치면서 관계가 좋아지면 좋겠다는 상상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빠와 달리 아이는 당구에 전혀 흥미가 없네요. 저라도 같이 쳐주면 좋을 텐데 동그란 공으로 하는 운동을 싹 다 좋아하지 않아서. 쩝.




요즘 당구장은 주로 걷기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당구대 주변을 뺑뺑 돌면서 걷기 운동하기에 좋더라고요. 고딩아이는 (사진에 보이는) 공을 차거나 던지면서 뺑뺑 돌고 있습니다. 당구장이 이렇게 쓰이게 될 줄이야.




제가 뜨개 담요를 만들 때 모티브를 펼쳐 놓는 데에도 널찍하니 좋더라구요. 러닝머신의 옷걸이화랑 비슷한 맥락인 걸까요.


건축가 상담 때 한 연륜 있는 건축가분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남편이 당구장을 원한다고 했더니, 꿈은 꿈으로 남겨두라고 하셨거든요. 이런 상황이 될 줄 알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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