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성장 소설, 유니스 다이어리
음악을 한다는 것, 원하는 만큼의 기회를 만나지 못한 어설픈 예술가로 살아야 한다는 것.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날 새벽, 불안한 마음에 문득 DM 쪽지를 건넨 음악 하는 친구.
‘언니의 서른도 이렇게 힘들었나요?’라는 말을 들으며 참 마음이 아팠다.
그래, 나에게도 제일 힘들었던 서른 즈음이었던 것 같아. 분명 꿈도 희망도 계속 품고 있었으나 길이 보이지 않았어. 그동안 걸었던 길을 포기할 수도 계속 걸어갈 수도 없을 것 같던 그 막막함. 그 속에서, 그 될지도 모름의 한없는 기다림 속에서, 많이 외로웠던 것 같아.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낼 수밖에, 견뎌낼 수밖에 없었던 시간. 하지만 나를 사랑해주며 걱정해주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놓고 슬퍼하거나 외로워 할 수도 없었어. 가지고 있는 꿈을 잃어버리지 않을 만큼만 홀로 슬퍼하며, 모든 것을 더욱 긍정하며 견뎌야 했던 것 같아.
어쩜 우린 세상으로 가는 각자의 다리를 만들고 있는지 몰라. 음악이라는 다리, 그림이라는 다리, 글이라는 다리... 너무 단시간에 만들어진 약한 다리는 내가 세상을 만나기도, 세상이 나에게 다가오기도 위험한 다리이지.
'왜 세상이 나를 알아봐 주지 않을까, 왜 그들은 나를 찾지 않을까'라는 질문보단 과연 내가 만들고 있는 그 다리가 그들이 건너올 만큼 견고한지, 그들이 보고 싶을 만큼 멋진지를 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 그들이 봐주지 않는다면 그들이 볼 만큼 멋져지는 수밖에...
그래, 난 아마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내 힘으로 보다 멋진 다리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 포기하지 않는 기다림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많은 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러 올 수 있는 그런 멋지고 견고한 다리를 꿈꿨던 것 같아. 그 다리에서 세상과 만나 기분 좋은 시간을 만들어 보는 건 참 설레고 신나는 일일 것 같아.
물론 늘 그 다리를 정비하고 수리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지. 언제든, 어떠한 재해에든, 영화처럼 무너질 수도 있는 게 다리인 거니까...
언제 어떻게 그 다리가 완공될지는 누구도 모를 거야. 일단 그때까지는 세상과 연결될 우리의 다리를 성실하고 튼튼하게 잘 만들어 보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부실 공사가 나서 중간에 무너지지 않게, 어설피 위험하게 건너려다 사고가 나지 않게, 더욱 안전한 다리를 만드는 거지. 어느 누가 와서 쾅쾅 뛰어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게~!
그러다 마침내, 세상이 그 다리로 놀러 왔을 때 여유로운 미소로 환하게 웃어주는 거지.
아주 매력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