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믿지 못하게 될 줄은 몰랐다

Part 4. 이직 준비 중인 40대 여성

by 석은별

인물 소개와 에피소드 배경

여진은 퇴사 후 2개월이 지났다. 처음엔 "이참에 쉬자", "재충전하자"는 다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이 ‘느슨하고 무기력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오늘은 취업 포털 사이트를 켰다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스펙과 나이 조건에 좌절했고,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예전에 보냈던 깔끔한 보고서들을 다시 보게 됐다.


“그땐 일도 잘했고, 팀도 믿어줬는데...” 그런 기억과 지금의 자신 사이에 깊은 틈이 느껴졌다.

‘왜 이렇게 변했지?’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게 될 줄은 몰랐다.’

마음속에서 튀어나온 그 문장이 감정일기의 첫 문장이 되었다.



1. 어떤 일이 있었나요?

예전 회사에서 일할 때 작성한 보고서를 우연히 봤고, 지금의 무기력한 내 모습과 비교되며 자기비난과 실망감이 크게 올라왔다.

2. 기록 전 주요 감정 백분율

자기비난감 30%

열패감 25%

무기력감 20%

상실감 15%

불안감 10%

3. 무슨 생각이 떠올랐나요?

나는 지금 나를 믿지 못하겠다.
예전엔 ‘나만큼은 날 믿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것도 잘 안 된다.
일이 없으니 내가 쓸모없어진 것 같고,
할 수 있는 것도, 할 만한 것도 없어 보인다.
그때의 나는 진짜였고,
지금의 나는 껍데기 같다.
마치 무너져 내린 기둥처럼
내 안에서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4. 활용한 기법은 무엇인가요?

자기비난 언어 인식: ‘쓸모없다’, ‘무너졌다’는 사고 포착

과거-현재 자아 비교 감정 정리: 실제 변화와 감정 왜곡 구분

감정 구조 재조명: 무기력의 뿌리 정체화

5. 새로운 생각은 무엇인가요?

나는 지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려는 중인지도 모른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상태일 뿐’이지 가치가 사라진 건 아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지금 내가 정직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지금이야말로 나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연습을 하고 있는 시기다.

6. 도움이 된 점은 무엇인가요?

‘나는 왜 이러지’라는 무력한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 내 마음이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를 관찰하니 조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내 감정을 글로 뱉어내는 행위 자체가 내 안의 신뢰를 조금 다시 붙잡는 일이 된 것 같다.

7.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말을 하면 좋을까요?

“네가 지금 약해진 건 실패해서가 아니라 오래도록 견뎌왔기 때문이야. 지금은 예전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신뢰의 방식을 배워가는 중이야. 네가 멈춘 자리가 곧 회복의 시작이야.”

8. 기록 후 주요 감정 백분율

자기연결감 25%

여운감 20%

수용감 20%

자기비난감 15%

평온감 10%

의욕감 10%

9. 일기 쓰기 전과 후의 변화

기록 전에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며 무너지는 기분만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교 대신 이해’의 시선으로 지금의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온전하진 않지만, ‘내가 나를 다시 믿어보기로 한 날’로
오늘을 기억하고 싶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4화마지막 출근길, 아무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