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이직 준비 중인 40대 여성
이름: 여진(가명) / 44세 / 여성 / 대기업 퇴사 후 2개월 차
여진은 17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정리해고는 아니었지만, 회사 분위기상 ‘자발적인 퇴사’ 형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기회가 생기면 돌아오세요”라는 인사에 어색하게 웃으며 퇴근했던 날, 그 누구도 진심으로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마지막 출근길.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다, 갑자기 ‘이게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감정 표현은 없었다. 체면 때문에, 자존심 때문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마지막 퇴근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지금, 조용한 집에 앉아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조차 모른 채 하루를 보내고 있다.
1. 어떤 일이 있었나요?
퇴사 후 처음으로 아침 출근하지 않은 날이었다.
하루 종일 멍하게 앉아 있었고,
감정이 없는 듯하면서도 어딘가 허전했다.
2. 기록 전 주요 감정 백분율
상실감 35%
무기력 25%
공허감 20%
평온함 10%
낮은 자존감 10%
3. 무슨 생각이 떠올랐나요?
17년간 같은 회사에 다녔다. 기쁠 때도, 힘들 때도, 회사라는 이름 안에서 내 존재는 설명될 수 있었다.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에 회사명 하나로 설명이 됐다. 그런데 지금은… 나는 뭘 하고 있는 사람일까?
일을 안 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가? 집에 앉아 있는 나를 보며 스스로가 어색하다.
편하지 않다.
나는 지금 누구인지,
아직 정리되지 않는다.
4. 활용한 기법은 무엇인가요?
역할 상실 감정 인식: 직업과 정체성의 연결 고리 탐색
무의식적 자기비난 자각: ‘나는 무가치하다’는 감정 해체 시도
감정 기록 훈련: 처음 느껴지는 상실의 감각을 글로 붙잡기
5. 새로운 생각은 무엇인가요?
나는 ‘일하는 나’만이 내가 아니었다. 그동안 너무 오랜 시간 역할로만 존재해왔기 때문에 그 역할이 사라지자 사람 여진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은 그 역할 없이도 나를 다시 만나야 하는 시간일지 모른다.
6. 도움이 된 점은 무엇인가요?
감정을 쓰기 전에는 ‘나는 아무 감정도 없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다 보니 내 안엔 아직 정리되지 않은 수많은 감정이 숨어 있었다. 상실, 당혹감, 약간의 분노, 그리고 두려움. 그걸 이렇게 꺼내놓으니 ‘내가 무뎌진 게 아니었구나’라는 위로가 생겼다.
7.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말을 하면 좋을까요?
“네가 누구든, 지금 아무 역할이 없더라도 괜찮아. 지금은 멈춰 서 있는 시간일 뿐, 사라진 게 아니야. 넌 여전히 살아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8. 기록 후 주요 감정 백분율
상실감 25%
자각감 25%
수용감 20%
여운감 15%
자기연결감 15%
9. 일기 쓰기 전과 후의 변화
기록 전에는 감정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감정이 없었던 게 아니라 느끼지 않기로 선택한 감정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조금 무섭지만, 그 감정을 다시 느끼기 시작했다는 게 회복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