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쓴 인문심리 교양서적 '마음챙김의 생각' 책 뒷 표지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더는 행복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지금 이 순간 주어진 행복을 느끼는 것뿐이다.
이 문구는 단지 감미로운 위로의 글귀일 뿐일까요? 아닙니다. 심리과학적인 이유가 숨어있는 글귀입니다.
아 여행가고 싶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
출근하기 싫다~'
위와 같은 일상적인 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의 밑바닥을 살펴본다면 '아차' 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 안에 이런 생각들이 숨어있습니다.
아~ 지금 이 장소는 행복하지 않다~
아~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있지 못한다~
어떠신가요? 자각하지 않고 습관처럼 하는 말들이지만, 우리 뇌는 그것을 곧 사실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 뇌는 오늘 하루의 감정으로 '우울'을 채택하게 되는데 이 우울함 때문에 우리 삶을 행복에서 더 멀어지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울한 감정'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을 연구한 심리학자들이 존재합니다.
2013년 <Psychological Science>라는 학술지에 '슬픔의 경제적 비용'이라는 한 연구결과가 실리게 됩니다. 하버드대학교 박사 팀인 이 연구자들은 슬픔이 개인으로 하여금 더 비관적인 재정적 결정을 내리게 하고,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에 집중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 검증을 한 것입니다.
심리 실험에서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슬픈 영화를 보여주거나 개인적인 상실을 떠올리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울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합니다.
지금 돈을 받으면 2만원 vs 1년 후에 받으면 10만원
연구 결과, 현재에 존재하지 못하고 의식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우울한 감정 상태에 빠진 참가자들이 경매에서 입찰할 가능성이 낮았으며, 기다리면 아주 큰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매우 적은 보상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은 질문에 일상 속 행복감을 적절히 가지고 있는 사람과, 행복하지 않고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의 답변 차이에 연구자들은 기겁을 하기도 합니다.
1년 후에 돈을 10만원 드릴 건데, 지금 당장 받기 위해서 얼마까지 금액을 낮출 수 있으신가요?
평균 금액은 2만원 정도였지만 우울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울한 사람: 5천원이요...
내용을 정리하자면, 출근하기 싫지만 막상 출근해서 잘먹고 건강하게 일하고 동료들과도 잘 지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현재 순간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무의식적 우울감을 항상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최대 96%의 경제적 손실까지도 감수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의 행복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행복은 해외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고,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오늘 하루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이고, 따뜻한 봄내음과 노랗게 피어나는 개나리를 보며 한가득 하루를 만끽하는 것입니다.
오늘 행복으로 돈 버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