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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퓨 May 06. 2022

저녁

벌써 어두워져 가로등이 켜진 저녁, 쓸쓸한 어둠이 익숙한 길에 쌓였다. 기억들이 발자국처럼 소복한 이 길에 나는 걸음이 느리다. 천천히 발끝을 짚으면 어느새 저녁이 파랗다. 홀로인 가로등 불이 저녁을 비추면 내 파란 저녁이 흐르는 물빛처럼 반짝인다. 그렇게 찰나를 가득히 즐기고 와서야 그 거리를 떠날 수 있다. 나는 반짝이는 그대로 남겨둔 채 쓸쓸한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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