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말의 힘 (The Power of Speech)

사람을 움직이는 언어의 힘

by 성민기

우리는 매일 말을 한다.

하지만 그중 몇 마디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까?

어떤 말은 공기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어떤 말은 심장을 건드려 결국 행동으로 이끈다.

수십 년간 수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무대에서 그 <말의 영향력>의 순간들을 수없이 보았다. 같은 상품, 같은 조건인데도 한 줄 멘트에 따라 매출이 차이가 크게 났다. 이런 경험이 <말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라는 것을 알게 해 줬다.


말의 영향력은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마틴 루터 킹의 “I have a dream”은 네 단어로 세상을 흔들었고,

연설문의 구조적 완벽함, 구약성경과 미국 독립선언서의 언어를 활용한 강력한 수사학, 그리고 웅변적인 전달력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 중 하나

http://www.youtube.com/watch?v=vP4iY1TtS3s

1963년 미국 워싱턴 대행진에서 행해진 이 연설은 인종 평등을 향한 민권 운동의 상징이자 전환점


스티브 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삶의 좌표가 되었다.

'점들을 연결하라(Connecting the Dots)', '사랑과 상실(Love and Loss)', '죽음(Death)'이라는 세 가지 스토리텔링을 통해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위대한 업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며, 현대 졸업 축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연설

http://www.youtube.com/watch?v=UF8uR6Z6KLc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축사에서 나온 이 문구는 청년들에게 혁신적인 삶의 태도를 제시하는 시대의 모토

참고로 이 명연설은 대학교 수업을 진행할 때마다 늘 학생들에게 실습시키는 <말 잘하기 교과서> 같은 영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직업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홈쇼핑 쇼호스트의 멘트와 위대한 연설 사이에는 공통점은 없을까?라는 생각으로부터 이 글은 시작된다.




사람을 움직이는 말에는 기본적인 원리가 있다.
설득의 3요소 ― 로고스·에토스·파토스

말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수사학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수사학(Rhetoric)에서 말의 힘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로고스(Logos): 논리와 근거
에토스(Ethos): 신뢰와 인격
파토스(Pathos): 감정과 공감

이 세 가지 요소는 각각의 힘도 대단하지만, 균형을 이룰 때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강력한 설득이 된다.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TED 무대에서, 비즈니스 회의에서, 홈쇼핑 생방송에서 그대로 작동한다.


TED 무대의 증명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은 데이터로도 감동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의 강연 “The best stats you’ve ever seen”에서 놀라운 데이터 시각화로 세계 인구, 경제, 보건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

로고스의 힘이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hVimVzgtD6w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Start With Why”를 통해 ‘왜’를 말하는 사람이 더 신뢰받음을 보여줬다. 청중은 메시지가 아니라 화자를 믿었다. 이것이 에토스의 힘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u4ZoJKF_VuA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The Power of Vulnerability”에서 자신의 취약함을 고백했다. 수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취약함이 나약함이 아닌 용기의 원천임을 이야기했다.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는 순간, 청중은 강연자가 아닌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이것이 파토스의 힘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iCvmsMzlF7o


현장에서의 경험

라이브커머스에서는 고객이 채팅창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선물용으로 괜찮을까요?”, “매진인가요?”라고 댓글이 올라올 때, 쇼호스트가 그 질문을 읽고 바로 응답하면 고객은 채널에 머무르고 무시하면 바로 이탈한다.

이때가 바로, 말 한마디가 매출과 직결되는 순간이다.


또한 단순히 “할인합니다”보다 “오늘 12시까지만 특별 구성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고객의 행동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논리(할인)와 감정(긴급성), 신뢰(한정성 보증)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요약

말은 소통의 도구 그 이상이다.

말은 논리(로고스), 신뢰(에토스), 감정(파토스)의 조화 속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오래된 마케팅 수단이다.

고객이 “사고 싶다”라고 설득되는 순간, 그 뒤에는 언제나 <말>이 있다.


이제 다음 장에서는 그 세 가지 힘을 통해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

어떻게 ‘사게 만드는 말’의 구조를 완성하는지를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참고문헌

Aristotle. (2007). On Rhetoric: A Theory of Civic Discourse (G. A. Kennedy, Trans.). Oxford University Press.

Cialdini, R. B. (2007). 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 Harper Business.

Heath, C., & Heath, D. (2007). Made to Stick. Random House.

Gallo, C. (2014). Talk Like TED. St. Martin’s Press.

Sinek, S. (2009). Start with Why. Portfolio.

Brown, B. (2010). The Power of Vulnerability. TED Talk.

Rosling, H. (2006). The best stats you’ve ever seen. TED Talk.

keyword
목, 금 연재
이전 20화브랜드 팬덤(Fandom)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