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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앨리스 Oct 20. 2023

외부모 전상서

이 세상의 모든 외부모님들에게 바칩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갈 때마다 애써 모른 척 외면해 왔던 저의 상처들이 전부 드러나 아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에 저의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었던 것은 저의 가장 큰 보물인 아이 덕분이었습니다.

  홀로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결국 그렇게 되었을 때의 막막함을 어떻게 다 말로 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거대한 산을 오롯이 혼자 올랐던 것은 제 평생에 있어 가장 잘 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고비의 순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때마다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에 따르는 책임감 때문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수많은 부모님들께 싱글맘, 싱글부라는 타이틀은 당신을 대변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말씀 또한 드리고 싶었습니다. 각자 다른 사정이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아이를 지켜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매일을 버텨내기보다, 아이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전달해 주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바칩니다.


  부모의 가장 큰 스승은 사실 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깨달았으면 합니다. 또한 부모와 자식이 아닌, 자아를 가진 하나의 개체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이며 빛나기를 늘 소망합니다.

  이제 막 찬란하게 떠오를 아이의 시간과, 노을로 향하는 부모의 시간에 우선순위는 없겠지만 그저 균형을 유지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홀로 육아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 당사자니까요. 그래도 삶의 무게에 짓눌려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한 발자국 씩이라도 빛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언젠가 아이가 품을 떠나고 나면 공허한 마음이 들지 않게, 부모라는 역할 외에 우리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말이죠.


  홀로 육아를 하기로 용기를 낸 모든 외부모님들께, 응원과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힘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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