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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앨리스 Oct 20. 2023

결혼은 싫지만 엄마는 되고 싶어

그게 잘못은 아니잖아

   처음부터 결혼이 싫었던 것은 아니다. 왜인지, 주변에 결혼해서 행복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나도 모르게 그런 영향을 받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달아 연애에 실패를 해보니 아, 결혼은 물 건너갔구나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이었을지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되는 것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 요즘에야 흔하지만, 내가 그런 생각을 품었던 20년 전에는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는 것 자체가 용납받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정자 기증을 통해 아이를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 씨의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아래 달린 수많은 댓글들을 보았다. 어떤 이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지지를, 어떤 이는 자기 욕심에 아이에게 못할 짓을 했다는 질타를 보냈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은 일일까.


  사실 나는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다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정답'을 따라가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저 각자의 인생에 있어 최선의 선택을 한 것뿐이리라.

  가끔은 아이에게 아빠는, 혹은 엄마는 꼭 있어야지 하는 이야기들을 듣는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양쪽 부모가 모두 있다 해서 과연 그 모두가 반드시 행복한지 말이다.


  이 이야기는 내 결정에 대한 변명이 아니다. 그저 다양한 삶의 모습 중 하나, 경험에 대한 공유로 봐주었으면 한다. 또한 결혼은 싫지만 엄마는 되고 싶었던 한 여성의 소망성취 정도로 봐주어도 좋다. 힘이 되는 응원을 준다면, 그쪽으로 매일 아침 절을 올릴 수도 있다. 미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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