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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midento Jan 08. 2018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

작지만 의미있는 사치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good design cafe를 통해 교토에 있는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점을 처음 알게 되었다.



'good design cafe' 정기 간행물은 아니고 특별 본인데 인기가 있었는지 2편도 나왔다.




도면과, 전경, 실내 인테리어 등 꽤 전문적인 부분까지 자세히 실려있다.
문제의 그 컷.



good design cafe는 내, 외관 인테리어 디자인이 잘 된 카페들을 소개하는 잡지로,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등 일본의 전 지역을 커버하는데 여기 첫 장에서 제일 먼저 소개한 곳이 바로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점이었다. 맨 첫 장을 넘기면 교토 아라비카점 내부 인테리어가 양면 풀 페이지로 나오는데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이란.. 깔끔한 화이트 톤의 내부 인테리어와 전면 통 창을 통해 보이는 도게츠 교와 가츠라 강의 풍경... 지금 이 사진을 통해서 보면 그 느낌의 절반도 전달이 안되는데 사진도 기가 막히게 잘 찍기도 했지만 이런 천혜의 장소에 이렇게 멋진 인테리어를 갖춘 커피숍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몇 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여긴 반드시 가보고 말리라 하며 나의 위시리스트에 넣어놨었는데, 그 꿈이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FUJIFILM으로부터 X100F 글로벌 프로젝트 프로그램에 참여해달라는 연락을 받아 교토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을 단풍이 절정인 아라시야마의 가츠라 강가.
이 녀석들.. 유치원 소풍이 아라시야마라니...
도게츠 다리 위에서 어묵을 처묵 처묵..



아라시야마는 교토의 대나무 숲으로 워낙 유명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거기에 이제는 아라비카 교토점이 더해져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더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물론 그만큼 편하게 감상하거나 할 여유가 사라진 건 우리 모두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지만... (다녀와 본 사람들은 알것이다. 얼마나 관광객들이 많은지...) 교토 방문 시기는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가을이 가장 적기. 특히 가츠라 강가에서 바라다보는 풍광은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절경이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잡지에서 본 그 풍광을.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점.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점.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점.



잡지에서 본 느낌의 반도 표현하지 못했지만, 정말 직접 와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장소 자체는 생각보다 많이 협소해서 따로 앉을 공간이 없다. 대부분이 테이크 아웃을 하는데 그 줄이 어마어마하다. 여유 있게 커피 한 잔을 즐기기엔 조금, 아니 많이 힘들다. 여행 중 다리가 아파 커피 좀 마시면서 쉬었다 가자 하는 생각으로 들르면 완전 낭패.


 

밖으로 줄이 길게 나오는건 다반사. 쉬기는 커녕 또다른 강행군이다. 




바리스타 Nozomi Takiguchi.



여기서 단 십 분만 서 있어도 얼마나 하드코어 한 근무 환경이란 걸 알 수 있는데, (관광객들이 정말 끝도 없이 밀려들어온다.) 지금은 더 하다고 한다. 사실 여기에 앉을자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코너 구석에 별도로 쉴 공간이 마련되어 있긴 하다. 아~주 프라이빗하고, 아~주 캄~ 한. 단지 비용이 어마 무시할 뿐. 그러나 사람이 없는 아라시야마를 촬영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부리나케 달려와 몇 시간을 돌아다녀 매우 피곤했던 나는 기꺼이 그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었다. :P




30분에 만 원!!! 앉아서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걷기에 지친 당신이라면 추천!



에피소드 하나. 이때가 아마 오전 촬영을 마친 10시~11시? 쯤이었나, 갑자기 한 외국인 들어오더니 털썩 앉으며 같이 합석해도 괜찮겠냐고 묻는 게 아닌가. 매장 안으로 들어올 때쯤이면 이미 온몸이 녹초 상태라 내가 그 맘은 잘 알지. 아마도 사용 요금이 있는 줄 몰랐던 것 같다. 난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고 얼마든지 그러라고 했다. 우린 함께 자리에 앉아 타지에 관광 온 여행자들끼리만 가질 수 있는 유대감을 형성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디서 왔냐부터 시작해서, 어딜 갔었고, 무얼 먹었고, 여긴 정말 추천, 거긴 절대 가지 마라 등등등. 그러다 잠깐 내가 전화를 받으러 나간 사이에 이 자리가 유료란 걸 안 그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이번엔 내가 계산했으니 30분만 더 있다가 가자고 해, 결국 Stuart와 난 1시간이란 시간을 함께하며 세상 둘도 없는 절친이 되어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받고 헤어졌다. 이런 것들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묘미지!! 동시에 아라비카 교토점의 매니저인 Naoki 상과도 연락처를 주고받고 헤어졌다. 





%아라비카에서는 원두도 판매하지만 무엇보다도 라떼가 유명하다. 최고의 라떼를 만들기 위해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최상급의 우유를 공급받기 때문이라고. 지금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 얼마 전에는 두바이, 파리에도 매장을 냈다고 하는데, 블루 보틀도 그렇고 참 대단한 일본이다.




인증샷은 필수!



사람들이 이곳을 이토록 끊임없이 찾는 이유가 커피 맛이 그만큼 훌륭해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엄선된 재료와 최적화된 로스팅 기술로 평균 이상의 커피와 라떼 맛을 내주긴 하지만 솔직히 더 맛있는 커피를 마시자면 교토 시내에도 얼마든지 괜찮은 커피 전문점들이 많다. 그보다는 이미 관광 상품이 되다시피 한 많은 커피 전문점들이 그렇듯 커피가 아닌 아라비카 교토라는 카페 그 자체를 경험하고(인증샷을 날리고)싶기 때문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탁 트인 가츠라 강가, 그리고 고소하고 진한 라떼 한 잔. 거기에 약간의 유명세까지. 바로 그런 작지만 소중한 사치를 경험하러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를 찾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꽤나 값어치가 있어 보인다. 교토 여행 중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내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하다. 교토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대나무 숲을 들렀다가 꼭 한번 들러보기를 권한다. ^^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이미지는 FUJI FILM X100F 글로벌 프로젝트 기간 중 이루어진 것들로
FUJIFILM X100F 카메라로 촬영한 것입니다. 

(단, 뱃사공이 노를 젓는 가츠라 강가 이미지만 X-T2, 56mm AP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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