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돌을 담는 방법 '아이돌 굿즈 문화' (4/4)
우리 주변의 굿즈 문화는 아이돌 굿즈 문화로만 한정되어있지 않다. 카카오프렌즈와 같이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문구 상품들부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하는 텀블러나 머그컵까지 이 모든 것들도 일종의 굿즈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돌 굿즈 문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른 분야의 굿즈 문화를 바라보는 것만큼 곱지만은 않다. 아마도 언론에 노출될 정도로 극성이었던 일부 아이돌 팬들에게 이른바 ‘빠순이’와 같은 존재 해서는 안 될 단어가 붙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아이돌 팬 문화 자체가 부정적인 인식으로 뇌리에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돌 굿즈 문화가 아이돌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일종의 취미 생활이라는 점이다. 지금껏 우리는 개인의 취미 생활인 굿즈 문화를 단순히 소유욕이라는 명목으로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이돌 굿즈 문화는 어쩌면 다른 분야의 굿즈 문화보다 같은 팬들과의 취향 공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토대로 한다면 우리는 아이돌 굿즈 문화를 조금은 유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이돌 굿즈 문화를 이끌어가는 건 다름 아닌 팬들이다. 아이돌을 사랑하는 마음과 개인의 취향, 창의적인 생각,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한데 모여야만 굿즈가 탄생할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 아이돌을 좋아하는 행위를 즐겁게 만든다는 점에서 아이돌 굿즈 문화는 아이돌 팬 문화에서 파생된 매우 창조적인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문화의 가치는 단순히 그 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만으로 매겨지지 않는다. 지금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화하며, 또 다른 문화로 쪼개지는 행위는 그 문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사회의 재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문화에서 파생된 아이돌 굿즈 문화는 대중의 인식이 매우 중요하게 반영된다. 만약 많은 사람이 아이돌 굿즈 문화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아이돌 팬 문화에서 아이돌 굿즈 문화가 파생되었듯이 또 다른 창조적인 아이돌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4) 문화는 시선을, 시선은 문화를 바꾼다 (현재글,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