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들은 것이 당신의 내면을 만듭니다.
내가 들은 것이 나의 내면을 만든다.
"내 목소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음성학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소리가 나오는 과정은 '발동(호흡)->발성-> 조음(발음)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만큼 '안정적인 호흡, 건강한 발성기관, 민첩한 조음기관, 그리고 뇌' 서로 간의 협응이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위에 나열한 것들로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소리는 물리적인 것 외에 더 많은 것들이 담겨 있고, 전달하려는 내용 이상으로 더 많은 것들을 담아내기 때문입니다.
내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 보면 내 마음이 편하다면 소리도 좀 더 편안하게 나오고, 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평소 잘 내었던 소리들도 잘 나오지 않는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데요. [목소리, 나를 담다]라는 책에서 '목소리를 듣는 건 내 마음을 들어보는 일이며, 목소리를 내는 건 내 마음을 내어 보이는 일이다.'라는 말을 꺼내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시와 산책]에서 한정원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결국 나의 내면을 만든다. 내 몸, 내 걸음걸이, 내 눈빛을 빚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잇습니다. '외면이란 사실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인간은 내면과 내면과 내면이 파문처럼 퍼지는 형상이고, 가장 바깥에 있는 내면이 외면이 되는 것일 뿐'
'목소리'는 내 안에서 나와 밖으로 전해집니다. 다시 말해 가장 은밀한 내면과 나와 가장 바깥쪽 내면에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바깥쪽 내면을 뚫고 어딘가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돌아오죠. 그 진동 속에 우리는 살아간다.
"내 목소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처음 던졌던 질문을 다시 한번 꺼내어 봅니다.
'목소리를 단순히 내 입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과 '내 안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 이 작은 생각의 차이가 소리를 내는 마음가짐의 차이를 가져오고, 또 목소리를 내는 일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조금 날카로운 외형을 갖고 있던 나도 조금씩 따뜻한 외형으로 변해 가고 있는 건, 내면이 목소리에 담기고, 그 목소리가 내 외면을 빚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목소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을 위한 도구이기 전에 나의 내면과 외면을 연결해 준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조화로운 목소리가 밖으로 전해질 때 그 진동은 다른 사람의 귀가 아닌 마음으로 전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