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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에다 Oct 15. 2021

내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나요?

내 목소리 온전히 듣기

 "당신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으세요?"


 간단한 질문 같지만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내 귀에 들리는 내 목소리와 상대가 듣고 있는 내 목소리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상대방은 내 목소리를 들을 때 공기(매질)에 의해 전달되는 소리만 듣지만 내 귀로 전해지는 내 목소리는 공기의 전달에 의한 소리뿐만 아니라 두개골의 울림까지 함께 더해져 더 낮게 들립니다. 쉽게 말해, 상대는 내가 듣고 있는 내 목소리보다 더 높게 듣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상대가 듣고 있는 내 목소리를 듣기 위해 우리는 녹음을 합니다.


 녹음된 소리를 들을 때는 어떤가요? 위에서 말한 이유로(톤이 다르다는 이유로)우리는 '낯섦'을 느낍니다. 늘 내어 온 내 목소리인데 말이죠. 그리고 평소 내가 말할 때는 내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만 녹음된 음성을 들을 땐 귀를 기울이게 되거든요. 그래서 내 목소리에 담겨 있는 내 생각, 감정 등 자세히 알고 싶지 않은 부분들을 우리는 인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어색하게 느껴지게 되지요.


 '내 목소리를 듣는다는 건' 무엇일까요?

'상대방이 듣고 있는 목소리와 일치하는 녹음된 음성을 듣는다는 의미일까요?' 그 보다 먼저, '평소 말할 때 내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여 보았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말할 때 내 목소리를 들어 보는 것. 상대와 대화할 때라면 힘들 수 있지만 혼자서 낭독을 할 때, 또는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려줄 때, 내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어보세요.


 일주일 전. 저자 특강에서 저에게 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때 저는 목소리를 좋게 만드는 스킬 대신, "지금 문장들을 읽을 때 내 목소리를 들어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고, 소감을 나누는데 "내 목소리를 처음 들어본 것 같아요", "생각보다 제 목소리 괜찮은데요"라고 말하는 분들의 목소리에서 처음 인사를 나눌 때보다 더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내 목소리를 듣는다는 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다는 것입니다. 목소리를 아이와 같이 대해 주세요. 아기가 태어나 옹알이를 할 때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해 주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듯. 그렇게 내 목소리를 대해주세요. 그 시작은 소리를 더 내어보고 싶게 만들고, 내 목소리를 더 좋아하게 되고, 나를 더 사랑하게 해 줄 테니까요.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실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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