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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에다 Oct 13. 2021

목소리는 어디에서 나올까?

당신이 들은 것이 당신의 내면을 만듭니다.

내가 들은 것이 나의 내면을 만든다.

"내 목소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음성학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소리가 나오는 과정은 '발동(호흡)->발성-> 조음(발음)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만큼 '안정적인 호흡, 건강한 발성기관, 민첩한 조음기관, 그리고 뇌' 서로 간의 협응이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위에 나열한 것들로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소리는 물리적인 것 외에 더 많은 것들이 담겨 있고, 전달하려는 내용 이상으로 더 많은 것들을 담아내기 때문입니다.


 내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 보면 내 마음이 편하다면 소리도 좀 더 편안하게 나오고, 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평소 잘 내었던 소리들도 잘 나오지 않는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데요. [목소리, 나를 담다]라는 책에서 '목소리를 듣는 건 내 마음을 들어보는 일이며, 목소리를 내는 건 내 마음을 내어 보이는 일이다.'라는 말을 꺼내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시와 산책]에서 한정원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보는 것이 결국 나의 내면을 만든다. 내 몸, 내 걸음걸이, 내 눈빛을 빚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잇습니다. '외면이란 사실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인간은 내면과 내면과 내면이 파문처럼 퍼지는 형상이고, 가장 바깥에 있는 내면이 외면이 되는 것일 뿐'


'목소리'는 내 안에서 나와 밖으로 전해집니다. 다시 말해 가장 은밀한 내면과 나와 가장 바깥쪽 내면에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바깥쪽 내면을 뚫고 어딘가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나에게 돌아오죠. 그 진동 속에 우리는 살아간다.  


"내 목소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처음 던졌던 질문을 다시 한번 꺼내어 봅니다.


 '목소리를 단순히 내 입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과 '내 안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 이 작은 생각의 차이가 소리를 내는 마음가짐의 차이를 가져오고, 또 목소리를 내는 일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조금 날카로운 외형을 갖고 있던 나도 조금씩 따뜻한 외형으로 변해 가고 있는 건, 내면이 목소리에 담기고, 그 목소리가 내 외면을 빚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목소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을 위한 도구이기 전에 나의 내면과 외면을 연결해 준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조화로운 목소리가 밖으로 전해질 때 그 진동은 다른 사람의 귀가 아닌 마음으로 전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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