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얼이 야수라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다음 순간부터 흐르는 시간은 다 돈이었다. 오픈일부터 정했는데, 기미독립선언일인 3월 1일로 하기로 했다. 의미있는 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오픈은 빨간날이지!
계약 후 공간을 찬찬히 바라보니 철골구조에 샌드위치판넬로 지은 일종의 창고형 건물이었다. 건축물 대장을 떼어 보니 분명 현수막에는 임대 50평이라고 써있었는데, 146.15㎡, 흑흑 45평에서 조금 모자랐다.
내가 공유서점<사서고생>을 여기다 하고 낙점한 것은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도보 5분 이내, 버스정류장에서 도보 1분 이내, 그리고 50평 이라는 규모있는 공간 때문이었는데, 날라간 우리의 다섯평 어쩔...
이럴땐 내 정신 건강을 위하여 빠르게 포기해야한다.
뭘하든 일단 내부 철거부터 해야했다. 천장 텍스를 뜯어보니 안보이던 철골트러스 구조가 나타났다. "인더스트리얼 콘셉으로 가면 재미있겠다."
이 공간은 유전자가 세련된 살롱이나 우아하고 폭신한 소파가 어울리는 곳이 아니었다. 이 공간의 느낌을 완전하게 바꾼다는 것은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를 왕자로 성형수술시키는 것과 유사하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할 것이 분명했다. 공간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힙할 것이라고 뇌 속에서 긍정회로가 마구 돌아가기 시작했다.
최승원소장님도 현장에 오셔서 실측을 하시면서 인더스트리얼로 가자고 제안하셨다. 내 판단이야 정신승리에 가깝겠지만, 최소장님은 냉철한 분석을 하신거겠지! 믿쑵니다!!며칠 뒤 최소장님이 3개의 공간 디자인 시안을 주셨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선택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