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고생9:은행을 털어야한다!

나도 부자이고 싶다

by simple life

우리가 쿨내 진동하게 원하는 것을 척척 고를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이 세가지 시안을 보면서 다시한 번 깨달았다. 우리는 이미 강화도 한옥스테이 '편안집'을 만드느라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다 써버린 상태였다. 선택은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거구나. ㅠㅠ

조닝1.JPG
조닝2.JPG
조닝3.JPG

마음 같아서는 최소장님이 제안한 세 번째 디자인을 고르고 싶었다. 중앙에 책장들이 무질서한 듯 리듬감 있게 배치된 그 시안은 딱 내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스타일은 내 마음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통장의 잔고가 결정하더라.

돈을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짠내 나는 심정으로 '인더스트리얼(Industrial)'디자인을 선택한건데, 알고보니 인더스트리얼은 돈 없는 사람들이 하는 디자인이 아니었다. 인더스트리얼 조명하나도 예쁜 건 엄청 비쌌고, 인더스트리얼 책장으로 우리 공유서점 사서고생을 채우려면 책장 값으로 인테리어 예산을 다 써도 부족했다. 돈 좀 덜 써보려고 인스더스트리얼 디자인으로 결정한건데, 인더스트리얼은 결코 저렴한 디자인이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 책장 자재로 철근? 앵글? 공사장 비계 파이프? 이런 걸로 고민하는 처지인데, 그런 우리에게 세 번째 디자인은 내 생전 본 적도 없는 에르메스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언제 우리가 돈 많아서 이런 저런 일을 한 적이 있었나?? 책장을 먼저 결정하고 그 책장에 맞는 디자인을 픽하는 것이 좋겠다고 서로 위로하면서 결정을 미루었다.


그렇다고 허접한 인더스트리얼은 진짜 없어보일텐데...

우리 예산의 반이상 이미 부동산 보증금으로 없어졌는데...'

역시 이 모델은 목포나 강화도나 광주같이 임대료가 없어야 가능한 모델인가...


임대료 비싼 서울에서 뭔가를 해본다는 건 거대한 벽 앞에 서는 기분이다. 임대료가 낮다면야 별의별 이상한 일들을 다 해보겠지만, 월세라는 벽은 너무 높고 두꺼워서 앞이 전혀 보이질 않는구나. 이래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구나!

부자란 재미 삼아 이것저것 맘대로 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이구나. 그동안 나도 이것저것 재미삼아 해봤는데, 그건 돈이 안드는 일이었기에 가능했던 거고, 찐부자는 돈이 많이 드는 일을 재미삼아 해보는 사람들인거다.

맘같아선 한국은행을 털고 싶었지만, 맘대로 되는 일은 원래 없는 거다. 대출도 어려울 거 같고, 셋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앉아 있으니, 스스로 불쌍해져서 외모마저 꼬질해 보였다.


"우리, 크라우드 펀딩해요!"


오~~~ 지니어스!!!! 당신은 미.스.코.리.아.

이전 08화사서고생8:야수를 왕자로 만들려면 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