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고생7:하늘은 나만 돕는다!

사서고생이 아니라 私書庫生

by simple life

편안집팀 동료도 바쁜 와중에 당근마켓등을 뒤져가며 계속 쓸만한 공간을 채팅창에 올려주고 있었는데, 성질 급한 나는 성북천을 기준으로 성신여대부터 한성대입구역까지 걸어다니면서 온라인에 올라오지 않은 공간이 있나 하고 찾았다. 다니다 보니, 임대문의라고 인쇄된 천이 걸려있는 곳이 여기저기 있었다.


‘아! 세계 경제가 어렵다더니...’ 이런 생각에 ‘서점이라는 사치를 부려도 되는 건가’하는 마음이 슬며시 생기고 있었다. 며칠만 더 지나면 ‘서점은 나중에’라고 말할 판이었다.

그 며칠이 지나기 전 버스에서 내려 성북천 골목길을 따라 한성대 입구까지 쭈욱 걸어가고 있었는데, 오픈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국수집 위 2층에 임대문의 전화번호가 인쇄된 현수막이 있는 장소를 발견했다. 성북천 늘벚다리 바로 옆에 있었다. 허름하고, 특별할 것 없는 공간이었는데, 위치와 크기가 마음에 들었다.

“여기 괜찮지 않아요!”

나는 같이 걷던 편안집팀 동료에게 당장 전화해 보자고 말했다.

다음 날, 나를 뺀 팀원 2명이 공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며칠 후, 우리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우리가 번갯불에 콩을 볶아서 먹어버린 것이다.


최승원 건축사.

몇 번 뵌 적이 있는 그는 한눈에 봐도 ‘아티스트’의 아우라를 풍기는 분이었다. 알고 보니 프랑스 건축사이자 한국 건축사, 두 나라 건축사 라이선스를 가진 능력자였고, 패션스타일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최소장님이 공간을 디자인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최소장님같은 분이라면 이러한 유니크한 컨셉에 개털인 우리를 위하여 근사한 아이디어를 척척 내 주실 것도 같았고, 내가 그러한 능력이 있다면 해줄 텐데라는 간절함도 있었다.


재미있는 프로젝트라며 우리에게 동아줄을 내려준 최소장님은 예술가가 아니라면 결코 줄 수 없는 선물도 함께 주셨다.

사서고생(私書庫生).

개인의 서재(私書)를 공유하는 창고(庫)이자, 그 속에서 책이 살아나는(生) 곳, 그리고 ‘사서고생하는 우리들’

우리 공유서점 이름으로 이보다 더 정합성이 있는 이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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