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킴 starkim Jun 28. 2024

친절한별선배, 스타킴 starkim.

[김한별 아나운서의 KBS 퇴사 일기 #20]

누군가는 말합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말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라'


동의합니다

저를 포함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지 않죠

그보다는 내가 얻을 수 있는 '이득'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게 재미든, 정보든, 공감이든

나에게 도움 되는 것일 때 선택합니다

적어도 콘텐츠에 있어서는 말이죠


KBS를 퇴사하고 100일

내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사람들이 나에게 궁금한 것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생각했죠

콘텐츠라는 것이 과연 다른 사람만을 위한 것일까?

나를 위한 콘텐츠도 필요하지 않을까?


저에게는 일단 지난 15년,

첫사랑과도 같았던 KBS 생활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온마음으로 사랑했고, 이별한 지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일단 마주하고 싶었습니다

더함도 모자람도 없이 잘 정리하고

쿨한 마음으로, 뜨거운 안녕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김한별 아나운서의 KBS 퇴사 일기'

20개의 글을 쓰면서,

나의 첫사랑을 추억했고, 정리하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예의,

그리고 앞으로 찾아올

또 다른 사랑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마음으로, 글의 형태로 이미 정리한 '퇴사'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자제할 예정입니다

 



콘텐츠라는 것이 과연 다른 사람만을 위한 것일까?
나를 위한 콘텐츠도 필요하지 않을까?



회사에서 만든 콘텐츠는 절대 내 것이 아니다



15년 동안의 KBS 생활동안

매일 방송을 하면서,

저는 매일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출연하고 만드는 방송은

자식처럼 귀하고 소중했죠

하지만 KBS를 나오는 순간 알게 됐습니다


'회사에서 만든 콘텐츠는 절대 내 것이 아니다’


회사의 장비와 비용, 시스템으로 만든 콘텐츠

어쩌면 그 방송에 출연하는 저 역시

그 콘텐츠의 일부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회사 안에서는 '내 것'이라 착각했던 것들이었지만

나와보니 절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심지어 회사의 어떠한 지원도 없이

내 장비, 내 노력, 내 시간을 들여서

오롯이 내 힘으로'만' 만든 짧은 영상도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짧은 영상도 제 개인채널에 올리는 순간

회사로부터 '저작권 신고'를 받는,

내 자식이지만,

내 자식이라 말할 수 없는 홍길동 같은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회사 안에 있을 때의 착각은

회사를 떠나는 순간 바로 깨져버립니다

내가 가지고 나올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잠시 회사로부터 빌려 쓰고 있던 것이었죠

회사 이름도, 지위도, 역할도, 콘텐츠도요

그것도, 월급을 받는 그 순간까지만 말이죠


어쩌면

저는 그런 목마름이 있었나 봅니다

크고 화려한 회사 이름을 빌려서 만드는 '남의 것' 보다

작고 소박하지만 온전히 내 이름으로 만드는 ‘내 것’

저는 '내 것' '내 이야기'에 목말라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KBS에 있으면서도

그렇게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2012년 싸이월드 'TOP100 파워블로그'로 선정된 것도

2018년 브런치에서 작가상 '금상'을 수상한 것도

2024년 밀리의서재 X 스푼라디오

'오디오 크리에이터'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모두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했던 목마름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사와 동시에

2012년에 만들었지만,

회사 뉴미디어팀에서 콘텐츠를 만드느라 닫아뒀던

저의 첫 유튜브 채널을 다시 살렸습니다


<친절한별선배, 스타킴 starkim.>

올드미디어에서 김한별 아나운서로 실컷 방송했으니

뉴미디어 세상에서는 '스타킴(starkim.)'으로 살고자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1막에 대한 정리,

새롭게 태어나는 의미었습니다



뉴미디어 세상에서는 '스타킴(starkim.)'으로 살고자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유튜브 채널을 두고

'식당 창업'에 비유하더군요

세상에 수많은 식당이 있듯,

수많은 유튜브 채널도,

영상도, 콘텐츠도 있죠

모든 식당이 대박이 나거나,

맛집으로 줄을 서는 식당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분주한 식당보다,

소박하지만 손님 한분 한 분을 자세히, 또 오래 볼 수 있는

'작은 심야식당'을 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콘텐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내 색깔, 내 생각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래서 인지도보다는 지지도가 높은 채널, 그런 콘텐츠

결코 특별하지 않는 제가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스트레스받고 싶지는 않고 싶어 졌습니다

저의 꿈은 결코 '유튜버' 자체가 아니거든요

그렇게 온전히 나를 닮은 콘텐츠는

소위 '떡상' 하지 않아도,

나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겁니다

선택의 기회가 넓어지다 보면,

내 색깔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길 겁니다


콘텐츠는 결코 혼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같은 회사로 묶인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장점을 주고받으며 함께하다가

또 헤어질 수 있는 느슨한 연대의 모임

그런 기회들이 어쩌면 우리가 콘텐츠를 만들고,

나를 보여주는 일종의 '브랜딩'의 과정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방송국을 넘어, 직종을 넘어,

뉴미디어 세상에서만 가능한 연대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들도,

가볍게 각자의 카메라 하나 들고(꼭 카메라가 없더라도)

만나서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혹시 제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크리에이터 '스타킴 starkim.' 도 좋고

아나운서 '김한별'도 좋습니다


좋은 이야기,

좋은 콘텐츠로

함께 성장할 분들의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starkim.kimhanbyul@gmail.com)



제가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결코 특별하지 않는 제가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스트레스받고 싶지는 않고 싶어 졌습니다.
저의 꿈은 결코 '유튜버' 자체가 아니거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