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나간 자리. 2

by 바다유희

식어버린 찬 밥덩이

맛을 잃었을 뿐인데 버리지 못하는 것은

미련 때문인걸 너도 알지


돌아오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일은

흩어지는 밥 알갱이마다

푸른곰팡이 피워 올린 것인지도 몰라

혹시나

돌아올 사랑의 회귀를 꿈꾸는 미련한 일


이제는 돌아보지 않을

식은 밥덩이인 줄도 알아


윤기 가득 흐르던

하얀 밥 한 그릇

뜨끈했던 우리의 사랑은 지나가 버렸네

서로를 끌어안던 날들의 향기

이제 미련은

찰나의 허기를 견디는 일


그래

사랑은 식은 지 오래

아직도 부엌 한편에서

쌕쌕 열이 오르고

향기가 가득 차오르고

다시 밥냄새 가득 넘쳐나길

아직도 미련 떨고 있는 거지

후회는 물러나버린 시간뒤에

쉰내 나는 그런 것


사랑도 그러한지

흐르는 눈물에 싸늘한 웃음

푸른곰팡이꽃 피워 올랐네

그녀의 정원 10호 2018.jpg

그림/문선미작가:제목/그녀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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