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 위에
찬란한 햇볕 위에
골목 귀퉁이에 쓰러질 듯 피어오른
나팔꽃 덩굴 위에
공사장 철제들이 녹슬어 간 세월에
인간으로 태어난 날들을 한탄한다
내 육신에 던저진
먹이가 된 생명들이
다시 살아서 내 앞에 놓인다면
나는 바스러져서
흙이 되고도 먼지로 사라져 버리고
다시
누군가의 육신으로
생명 되어 피어오를 때
새벽의 나팔꽃이 된다면
그리 된다면
연약한 줄기를 타고 또 타고
허공의 하늘을 향해 노래하는
몇 날을 그렇게 피다가 지다가
찬란한 오늘
오후 세시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자기반성을 하기에 완벽한 날
가차 없이
심판과도 같은 냉랭한 그런 날을
부조리한 날들을 받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