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하루

by 바다유희


혼돈한 세상에서 똑바로

사람 구실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차라리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말아 내놓는

정직한 일을 할 것을


하면서 하면서

서러움이 터진다


얼마나 모진 것이냐

형이상학으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더 비루해져야

나는 이상으로 날아오르는 것일까


누구를 살리는 일도 아니면서

나 하나 살리는 일도 이리 어려우면서

시를 쓴다


수많은 날들 중에

지나간 날들 중에 몇 광년 속으로

스쳐서 머문 것 있을까

지배하지 못한 과거는 그렇게 사라진다


꿈꾸는 일이란

사람답게 살아 보는 것

나답게 아름답게

영광스러운 일 없이도

귀한 일 없이도

바벨탑에 오르지 못해도

가장 낮은 곳에서도 웃는


라다크 어느 변방에서

아침마다 화덕을 데워서

빵을 굽고

나와 같은 가난한 이들과 하얀 이 드러내며

서늘한 설경을 눈앞에 두고도 따스함으로 체우는 일이란

여기서도 만질수 없는

꿈들은 달아나고

설화 같은 가난한 꿈만 채워 간다


꽃이 피었습니다.(2) 30x53 oil on canvas 2013.JPG

그림/문선미작가:제목/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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