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프리랜서인게 가장 후회되었던 순간
들어가기 전에.
프리랜서의 free Answer는 모두 제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제 과거의 이야기들입니다.
프리랜서로 갑자기 전향하게 되면서 두려운 게 많았고, 그 마음들을 다잡기 위해 썼던 글들입니다.
지금은 프리랜서에서 1인 사업자가 되었고 약 3년 가량이 흘렀으며 많은 좋은 파트너들이 생겨
훨씬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글들을 저만의 서랍이 아닌 밖으로 꺼낸 이유는
하나, 자의 혹은 타의로 일하는 프리랜서들이 최근 참 많아지고 있다는 점
둘, 고민을 나누거나 다른 프리랜서의 일상(혹은 생각들)이 궁금해도 알 길이 별로 없다는 것 (외롭다...)
셋, 작은 것도 고민해가며 일했던 그 때를 돌이켜보며 잊고 지냈던 것을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글 솜씨가 좋지 못다하보니, 감정 기복이 마구 느껴집니다. (같은 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그래도 당시 상황 속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솔직히 털어내보려구요. 3편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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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프리랜서인게 가장 후회되었던 순간 (2020.09)
좁은 공간에 갇혀버린 수 많은 사람 중 하나.
나의 직장 생활도 누구에게나 그렇듯 참 어려웠다.
압박 속에서 견뎌야 했던 것도 스스로의 존재를 끊임 없이 어필해야 했던 것도 쉽지 않았고, 그 방면에 재능도 없는 내가 애쓰는 모습이 스스로 참 불쌍했다.
(지금이라고 달라진 건 없지만)
나보다 한참 높은 층에 머무르는 사람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더 올라가기 위해 아래층 사람들을 더욱 쥐어 짜고 채찍질을 가했고 희생양이 된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을 때엔 무섭기도 했다. 나도 나중에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되어 있을까봐.
그래도, 때론 나의 게으름과 무능함을 그들을 욕함으로서 외면할 수 있다는 게 새삼 고마운 일이었구나 싶다.
회사를 다닐 땐, 그런 사람들을 욕하기라도 했지. 내 잘못이 아니라고 회피하기라도 했지.
그런데 지금은 그 모든 게 '나'다.
회피해봐야 내일의 내가 책임져야 하는 일일 뿐이었고, 욕해봐야 자존감만 낮아지는 바보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프로젝트가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어도 행복하지 않고 프로젝트가 꼬일데로 꼬여도 슬프지 않는 무감각의 순간에 도래했을 때, 채찍질을 한 내 손과 육탄방어해 낸 내 몸과 마음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