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여성을 아내로 둔 3명의 지인이 있다.
그중 한분과 대화를 한 이야기다. 다른 곳에 포스팅을 하기도 했는데 조금 업데이트 해서 여기에도 올려본다.
혹시 그분이 이 글을 보면 어떻하지 하다가 본인은 본인 이야기인줄 알겠지만 다른 분들은 모를터이니 공유해 본다.
후덥지근 하지만 날이 흐려 좋았던 어느날,
오후 함께 산책을 했고,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점심식사도 함께 했다. 이분 평소에 힘든 모습들이 종종 보이기도 했으나 관련 본격적인 대화를 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인과 함께 3명이 산책을 했고, 식사로 기분이 좋아졌고, 분위기가 편했고, 어쩌다보니 가정 생활이 대화 소재가 되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힘든듯 했다.
건너 건너 심심치 않게 이혼 소리가 들리는데 상하이 여성과 결혼해서 10년동안 이혼하지 않은 것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고, 나의 경우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후 3년차에 대기업 면접을 보았는데 상하이 여성과 결혼해서 2년넘게 살며 이혼하지 않았다고 대단한 참을성이 있다며 성장하는 회사로 이슈와 문제가 많아 참을성이 필요한 당시 포지션 채용에 두분의 대기업 임원들로부터 채용이 되기도 했다.
아래 기존 브런치 글 참고
상하이 여성과 결혼을 했다고 하면, 중국사람과 한국사람은 완전 반대의 의견으로 갈리기도 한다.
중국사람들은 상하이 여성에게 선택을 받았다며 우리들을 보고 대단하다고 하고, (진심이더라 ~ !!)
한국남성들은 참 어쩌다 쯧쯧~ 하면서 애처롭게 우리들을 쳐다보는 모습들이 있다.(이 또한 진심이다 !!)
우리 입장에선 상해 여자와 결혼해서 대단하단 말도 기분 나쁘고, 불쌍한 표정을 지어주는 것도 난감하다.
지금은 중국친구들로부터 대단하다는 칭찬을 들으면 몇초도 되지 않아 되돌려준다. 우리가 대단한게 아니라 한국남자의 선택을 받은 그 상해 여자가 더 대단한거라며 말이다. 그리 말하면 중국친구들은 잠시 무슨뜻인지 어리둥절 하다가 뒤늦게서야 알아듣고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나도 한때 궁금하기도 했다. 다른 커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찌된게 거의 예외가 없다. 아~ 한 커플만 예외다. 유일하게 한집만 상해여자가 가정주부로 있는 집이 있다. 딱그집 말이다. 직간접 경험으로 들어본 유일하게 남자가 큰소리 치며 사는 집이다. 아무리 여성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모습이다. 어디든 예외는 있을터이니 예외로 봐야할듯 하다.
그분이 풀어놓은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결혼 전 장인, 장모님측에서 집이 있어야 결혼을 한다고 해서 약 15년전 당시 상해에서 집을 구입했단다.
공동 명의로 해야 한다고 해서 공동 명의로 해주었고,
아내 출장이 많아 장인어른 장모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해서 함께 살고 있고,
나처럼 작게 사업을 하고 있어 근무 시간 조율이 가능하니 딸아이 학원 기사 역할을 하고 있고,
퇴근후 집에 들어가면 아내나 딸아이가 인사를 하지 않고,
딸아이는 엄마랑만 친하니 나는 가정에서 뭔가 하는 고독감이 있다고 한다.
더 있는데 내가 기억력도 나쁘고 너무 많이 공유할 필요도 없을듯 해서 여기까지만 한다.
또한 일방적인 이야기이니 감안은 하고 들어야 한다.
(단편적인 이야기를 듣고 그 배우자를 욕하지는 마시길... 그분은 불평을 해도 되나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러지 마시라는 거다.)
한쪽에서 했는데 같은 처지인(?) 나 혼자 가만있기는 그렇더라 ~
나도 공유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같은 경험을 공유하면 재미 없으니 그분은 경험하지 못할 것 같은 것들을 골라보았다.
나만의 비장의 무기 몇가지 말이다.
저녁 11시 넘어 집에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다. 말하자면 고등학교때도 없던 통금 말이다.
저녁 11시 귀가해서 아내가 잘때, 샤워해도 되냐고 물었다.(그냥 단순 샤워니 오해는 마시길...)
오전 6시 이전 일어나서 샤워해도 되냐고 물었다.
일이 있어 오전 6시 전에 일어나야 할때 알람을 해도 되냐고 물었다.
나의 예상대로 그분의 대답은 모두 "아니요' 였다.
이정도면 눈치를 챘을듯 싶다. 나만 고생하는거 아니구나 ~ 혹은 '당신이 Win 이야' 라고 할 수도 있을듯 하다. 기분좋은 win 은 아닐지라도 Win 은 Win 이다.
그분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뒤이어서 하는 말,
"더 없어요?"
이런건 하루에 다 풀면 안된다. 더 있긴 한데 다음에 말씀드릴께요. 하고 여기서 끝냈다.
최근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있다. 물론 아내 덕분이다.
노자가 이런걸 뭐라고 했냐면 신기한 일이라고 했다. 신기한 것처럼 좋아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조금 공유하면,
제 13장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하고,
고난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기십시오.
중략 ~
수모를 당해도 신기한 것,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신기한 것,
이것을 일러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함이라 합니다.
중략 ~
고난을 당하는 까닭은 내 몸이 있기 때문,
내 몸 없어진다면 무슨 고난이 있겠습니까?
중략 ~
신기한 경험을 준 아내에게 감사하라는 뜻이다.
또한 내게 몸뚱이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알려준 아내에게 감사하라는 뜻이다.
불평 불만이 있어도 마무리는 훈훈하게 ~
이렇게 억지로(?) 좋게 정리를 하며 하며 글을 마칩니다.
p.s
샤워관련 첨언하면, 샤워하는 소리때문에 아내는 잠이 방해가 되서 하지 말라는 거고, 나는 샤워를 하지 않으면 잠을 잘수가 없어 해야 한다. 알람도 그렇다. 예외가 있다. 비행기 탈때는 가능하다. 남편의 약속보다 본인의 잠이 더 중요한데 비행기를 못타면 그건 돈이 아깝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