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4 율이 생후 458일의 기록
'와다다다다다-’
방문을 열어주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율이가 부엌 쪽으로 빠르게 향했다. 율이 뒤를 쫓아가며 대체 몇 시인 건지 궁금해서 핸드폰을 보니 새벽 2시 30분이었다.
몹시 당황스러웠던 오늘 새벽의 일을 기록해 보자면, 율이가 새벽에 자다가 울었고 울음이 그치지 않아 달래러 갔더니 율이가 방문 안 쪽에 앉아있었다. 율이를 달래려고 안아주니 내 손을 뿌리치고는 소리까지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무무무”
율이는 방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듯했다. 일단 달래려고 다시 안으려고 하니 또다시 소리를 지르며 울었고 “무무무”하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으나 문을 열어달라고 이렇게까지 우나 싶어 일단 열었다. 방문을 여는 순간, 정말이지 부엌 쪽으로 ‘와 다다다 다-’하며 빠르게 갔고, 가다가 주저앉았다. 그런 율이를 안고 방으로 돌아와서는 애착 워머를 쥐어준 후 서서 안은 채로 토닥이며 재웠다.
낮에 예방접종을 했는데 주사를 맞으면서 거의 울지 않았었다. 그새 컸나 보다 하며 신기하게 여겼는데 사실은 두려웠던 마음이 표출된 건지, 여하튼 처음 보는 율이의 행동에 상당히 마음이 쓰였다.
율이를 재우고서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빨리 검색을 통해 알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검색하고 또 검색하며 잠을 설쳤다.
잠을 설치고 맞이한 하루, 이것이 ‘밥태기’인 게 싶게 밥을 먹다 내뱉기 시작했다. 엊그제부터 밥을 먹다가 뱉기 시작해서 급하게 밥새우, 국수, 김 등을 구입해서 새로운 메뉴를 해주고 있던 터였다.
돌이 지나고 야채를 물로 볶아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똑 떨어뜨리는 비교적 단조로운 식단을 잘 먹어주었다. 무려 3개월이나 물 볶음이라는 방식으로 했기에 밥태기가 올만하다며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음식을 내뱉는 모습을 연속으로 마주하는 것은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찾은 치트키 ‘김’
점심엔 동그랑땡도 해주고, 저녁엔 아기용 카레가루를 사용해서 카레도 만들어주었는데 모두 먹다 뱉긴 마찬가지였다. 하루에 이렇게 김을 많이 먹여도 되나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또 사용했다. 김 치트키를!
밥과 밥 사이, 오후 낮잠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어느새 11kg를 돌파한 율이를 데리고 도서관이랑 놀이터도 다녀오니 정말이지 체력이 바닥까지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 순간엔 귀에서 삐-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중간중간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는 날이었다. ‘이런 게 화캉스인가’싶게 말이다. 처음으로 라지 사이즈 피자 5조각을 연속으로 먹은 기록적인 날이기도 하다. 내일은 어떤 음식을 만들어줘야 할지 상당히 고민스러운 밤이다.
15개월이 시작된 오늘, 마주했던 새벽 사건과 ‘밥태기’ 사이엔 어떤 공통점이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