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제대도 탈락한 날!

2024. 06. 10 율이 생후 7일의 기록

by 곰곰

생후 7일, 그러니까 일주일. 뭔가 딱딱 떨어지는 숫자의 느낌이 무언가 기념사진을 남겨야할 것만 같았다.

마침 오늘 남편이 볼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러가게 됐고 나간 김에 출생신고도 하기로 했다. 이름은 우리가 지어주자고 했던 터였고 몇 가지 후보가 있었는데 그중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 조리원에서 외출하려 했으나 어제 새벽 2시까지 남편이 잠이 안온다고 했다. 차라리 지금 집에 가서 잠도 자고 챙길 것도 챙기고 출생신고도 하고 오는 게 낫겠다고 했다.


이러한 이유로 남편 없이 처음으로 아가와 함께 모자동실도 하게 된 것! 직수하는데 발을 동동 구르고 트림 시킬 때는 아가 고개가 계속 기울어져서 이게 맞는 건지 쩔쩔매고 꺼진 티비를 거울삼아서 계속 각도를 맞추었다.


분명 어깨까지는 얼굴이 올라오던데 그게 어찌나 안 되던지... 아가 얼굴이 계속 가슴팍에서 어깨 언저리로 파묻힐 때 행여나 코가 묻히는 건 아닌지 귀를 대서 제대로 숨을 쉬고 있는지 체크를 했다. 그러다 겨우 트림을 해서 한시름 놓고 겨우 아가를 침대에 눕혔는데 용을 쓰길래.. 설마했더니 응가를 했다. 남아있던 물티슈를 다 써버리고 겨우 기저귀를 채웠는데 헐겁고 겨우 속싸개를 했는데 헐렁헐렁하다.


이렇게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서 운동 삼아 복도를 한바퀴 돌고 침대에 누웠다가 그대로 낮잠을 잤다. 마사지 시간아 됐는데도 못 일어나서 관리사님이 직접 방까지 오셨다.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며 남편은 언제 오려나 기다렸다. 출생신고가 어땠는지 궁금했다. 저녁 6시쯤 남편이 왔고 이름은 잘 등록했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를 써놓은 종이를 주섬주섬 꺼내 보여주었다. 지어주려고 했던 이름을 음성으로만 듣다가 텍스트로 써 있는 건 처음 봤는데 “오! 글자로 써도 너무 좋은데? 마음에 들어!”


이젠 내가 이야기할 차례였다. 남편 없이 처음 아가 케어를 해봤는데 남편이 잘하는 게 맞다며, 트림이 어려웠고 기저귀 갈기가 어려웠다고 있었던 일들을 줄줄이 꺼내놓았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느라 모자동실 콜 한다는 것을 놓쳤다. 전화가 와서 받으니 아가가 곧 방으로 올 거라고 하셨다.

이내 관리사님이 오셨는데 "오늘 탯줄 떨어졌어요." 하시며 작은 선물 상자를 건네주셨다. 상자를 열어주시는데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이 고였다. 우는 것이냐고 하시길래 "아, 아니요. 하품한 거에요." 라고 재빨리 대답했지만 떨어진 탯줄을 보며 눈물이 고인 게 맞았다. 아기가 기특했다. 어떻게 이렇게 발달을 순차적으로 알아서 해내는 것인지!


심지어 분유는 80cc로 받았다. 조리원에 온지 4일째이고 여기 와서 50cc를 먹던 아가였다. 더욱이 기뻤던 것은 출생신고를 한 날이었고 이름이 생긴 날이었는데 제대까지 탈락했다니! 남편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은 어느 때보다 퉁퉁 부었지만 기쁨이 잔뜩 묻어 있었다.


오늘 아가 케어를 혼자 서툴게 하느라 사진도 몇 장 못 찍고 가족들에게 소식 전달이 늦어졌다. 기쁜 소식이 2개나 있다며 운을 띄우니 온 가족이 다 뭐냐며 기다렸다는 듯이 답변을 했다.

이름도 공개했는데 다들 예쁘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하루종일 고생한 남편에게 가장 힐링이 되는 시간이 아가를 안고 있는 것임을 알기에 직수는 안하고 분유 수유를 남편이 했다. 아주 행복해하는 남편! 트림도 하고 한동안 아가를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침대에 눕혔는데 지금까지 본 이래 최고로 응가를 많이 했다. “오이구.. 이제 80cc 먹는다 이거야?” 기저귀를 갈아주고 나서 아가는 한참을 눈을 뜨고 두리번거렸다. 눈을 마주치며 오늘 이름이 생긴 것부터 해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율아!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율이 덕분에 엄마 아빠는 웃는 일이 많아졌어. 율이 고맙고 사랑해


20240610(3).jpg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율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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