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은 내께 아니네?

2024. 06. 10 아가 생후 7일의 기록

by 곰곰

모처럼 혼자만 있는 시간, 복도를 걷고 들어와서 쉬고 있는데 방문을 ‘똑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하니 피부관리실에서 왔다고 하셨다.


"가슴이 많이 뭉쳤다면서요. 봐드릴게요. 침대에 누워보세요.”


민망했지만 얼떨결에 침대에 누워 가슴을 드러낸 채 관리사님이 손을 씻고 오시는 걸 기다렸다. 만년 A컵으로 친구들이랑 목욕탕 가는 것도 피해왔던 나이다. 순간 마스크라도 끼고 싶었으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가 여전히 제일 힘들기에 그리고 뭘 또 쓰냐... 딱 보니 내 가슴은 내께 아닌 것을....


관리사님께서 가슴을 살살 만져보시며 뭉쳐있다며 가제손수건을 덮은 채로 마사지를 하기 시작했다.


“윽윽, 악악.. 아픈데요...끄으윽윽.."


아플 거라며 마사지를 받고 나면 풀릴 거라고 하셨다. 이내 모유가 나왔는지 "나오네요. 이거 봐요. 나온다니까.." 한참을 주무르시더니 많이 풀렸다며 만져보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반대쪽 가슴 마사지가 시작됐다. "윽, 악..악...! 여기가 더 아픈데요..." "아기는 잘 빨아요?" "어제 처음으로 직수를 했는데 유두보호기 끼고 하다가 분유 먹였어요."


내 가슴은 그냥 가슴이 아닌 거다. 우리 아가 맘마 기지인 거다. 관리사님은 가슴을 계속 마사지를 하며 아기 성별은 무엇인지 물어보셨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처음엔 이 상황이 민망하고 어색했으나 친밀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을 느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초음파 때는 남편 판박이 인줄 알았는데 낳고 보니 하나도 안 닮았다는 등 내가 먼저 많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정말 예상도 못했는데 방으로 먼저 찾아와주셔서 뭉친 가슴을 풀어주신 것이 감사했다. 아직 몸의 통증들로 마사지는 나중에 출장으로 받을까 싶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움직였다. 뭔가 여유로운 듯한 일정이었는데 틈틈이 일정들이 생긴다.


점심 먹고 곧 만나자 아가야


20240610(2).jpg 이 작은 침대에 쏙 들어가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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