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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Oct 08. 2023

아버지의 우기기(?) 시리즈

나 뱃살 뺄 거야! 신봉선이 맞아!

아버지는 뱃살을 빼고 싶다.


아버지는 매일 한 시간씩 운동을 하신다. 

운동 후에는 씻고 바로 식사를 하시는데,

"운동 후에 먹는 밥은 정말 꿀맛이야. 역시 운동 후에 먹어야 해."

밥맛이 좋다며 국그릇 한가득 밥을 푸는 아버지를 향해 말했다.

"아빠, 뱃살 뺀다면서요?"

"뱃살 빼는 중이야. 배가 너무 나와서 운동할 때 힘들어."

나는 아버지의 고봉밥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진짜 빼고 싶은 거 맞는 거죠?

왼쪽 : 아버지 밥그릇 (요즘은 많이 줄여서 반 정도만 드신다) 오른쪽: 일반 밥그릇


신봉선이 맞아!


방에서 널브러져 있는데, 엄마랑 아버지가 뭔가를 가지고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의 "신봉선이 맞아."라는 말에 엄마가 "신봉선 맞는 줄 알았는데, 얼굴이 좀 다른 거 같은데. 신봉선 아니야." 라며 서로 맞다, 아니 다를 놓고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TV에 신봉선하고 닮은 누군가가 나온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보지도 않고 엄마가 맞다고 생각했다.) 계속 널브러져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내가 신봉선도 못 알아보는 줄 알아. 신봉선 맞아!"

엄마도 지지 않았다.

"비슷하게는 생겼는데, 신봉선 아니라고!"

이러다가 진짜 싸움이라도 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나는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서 후다닥 거실로 나갔다.

"왜? 왜? 누구보고 그러는 건데."

엄마와 아버지 동시에 나에게 말했다.

"신봉선이지?", "신봉선 아니지?"

나는 TV 속 인물을 확인했고, "아, 가비잖아. 댄서 가비인데요. 신봉선 아니에요." 

역시나 내 생각대로 엄마가 맞았다.

"아니라고? 신봉선이 아니라고?"

아버지는 계속 "신봉선이 맞는데, 맞는데"를 중얼거렸고, 엄마는 비슷하게 생기긴 했다며 승자의 마음으로 아버지를 위로했다.


그런데 둘이 닮았나요?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니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아버지는 여전히 신봉선 같다고 하시네요.

신봉선, 가비 (출처, 조이뉴스 24, i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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