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친절한 히로 Sep 03. 2018

서류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당신에게

서류에서 100% 합격하는 방법

절대 열심히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었다. 게으름을 피고 싶었고, 내가 게으르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때가 있었다. 취준생일 때의 얘기다.

그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분명히 열심히 하고 있었다. 다만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 번번이 '탈락'이라는 꼬리표로 돌아왔기 때문에 그걸 애써 외면하고 싶었다. 남들이 모를 뿐 나는 진짜 열심히 했는데.

 

이건 10년 전의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지금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된다'

주변 사람들의 이런 얘기가 오히려 짜증 나는 말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당신은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충분히 열심히 하고 있다면, '방향'이 문제다. 서류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당신에게, 오늘 그 방향에 대해 조언하려고 한다. 그때의 내가 알았다면 좋았을 이야기들이다.


이 글이 당신에게 좋은 나침반이 되길


하반기를 위한 10가지 조언


1. 서류는 마감일에 내는 것이다.

No. 계속 붙잡고 있지 말고 빨리 내라. 시즌이 되면 주요 기업들은 마감일이 거의 비슷하다. 내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들은 모두 같은 날 마감한다는 것이다. 마감일에 몇 개씩 손에 쥐고 있다가 시간이 없어 포기해 버리면 정말 중요했던 내 소중한 기회가 날아간다. 마감일에 내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승산은 없다.

 

2) 이력서는 매번 똑같이 복붙한다.

No.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가 다르다면 이력서 역시 무조건 다르게 써야 한다. 원하는 게 다르니까, 이력서도 그에 맞추어 수정한다.

배우는 오디션을 보러 갈 때 매번 그 배역에 맞춰 연습해 간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원하는 모습에 맞춰 계속 수정해야 한다.


3) 스펙이나 경험을 자꾸 부풀리게 된다.

No. 부풀리지 마라. 생각의 순서가 잘못되면 보통 이런 실수를 한다.


#잘못된 생각의 순서

①어떻게 말하는 게 듣기 좋을까?

②그럼 이렇게 적을까?


#올바른 생각의 순서

①일단 사실을 적는다

②이걸 어떻게 하면 보기 좋게 적을까?


회사가 원하는 수준과 실제 내 수준 사이의 gap이 어떤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gap은 인정해야 한다. 그다음에 그 gap을 어떻게 하면 좋게 들리도록 설명할지 고민해야 한다.

 

4) 자소서를 하나 쓰는 데 3일 이상 걸린다.

No. 하루, 혹은 반나절이면 끝내야 한다. 시작했으면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자소서로 넘어갈 수 있다. 며칠씩 붙잡는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다. 자소서는 절대적으로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 다양한 기업, 다양한 문항에 답하면서 비로소 다양한 경험들을 끄집어 내게 된다.

'지원한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경험에 대해 써라.'라는 문항과 '도덕적, 윤리적으로 행동한 경험에 대해 서술하시오.'라는 문항은 써야 하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 다양한 문항에 대응할수록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 되고, 그게 내 자산이 된다. 그리고 써놓은 게 많아지니 나중에는 점점 더 쓰는 게 빨라진다.

 

5) 자소서에 쓸 말이 없어 계속 뭘 쓸지 고민하느라 시간만 간다. 

No. 쓸 말이 떠오르지 않으면 쓰는 것을 멈춰라. 더 이상 나 자신에게 output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럴 때는 반드시 input이 필요하다. 책을 보거나, 강연 영상을 보거나, 합격 자소서를 봐야 한다. 그래야 다시 영감을 얻어 자소서에 쓸 말이 생긴다.

예를 들어 '열정적으로 도전해 본 경험이 있는가'라는 문항이 있을 때,

쓸 말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으면 나는 항상 책이나 강연을 본다. 열정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나와 있다. 그중 공감 가는 말이 있는가? 그걸 써라. 그건 당신의 생각이기도 하다.

 

6)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를 합격 자소서를 보고 베껴 쓴 적이 있다.

No. 본인의 이야기를 써라.


지원동기는 회사의 장점만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장점에 대한 내 생각을 적으면 된다.

'아 저 회사는 진짜 성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으로 100년은 끄떡없을 것 같네. 내가 오래 다닐 수 있는 곳인 거 같다. 난 안정적인 회사가 좋은데.'

이런 식이다. 장점만 보면 좋은 회사들이 많다. 그렇게 회사를 알아가는 게 좋은 방법이다. 단점은? 최종 합격 후 고민할 때 생각하면 된다.


입사 후 포부는 아래 이야기를 참고해서 각자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미생 윤태호 작가, MBC 무한도전 中

꿈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만화가, 과학자, 연예인 이게 꿈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 만화가 이게 저는 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직업 앞에 그 직업을 어떤 태도로 수행하는 내가 있어야 되는 거죠.

(중략)

만화가라는 그 앞에 나를 어떤 말로 수식을 하게 만들어야 되는지가 앞으로 추구해야 되는 부분일 것 같아서 꿈이라는 걸 꼭 직업으로 생각 안 하셨으면.

아이들에게 "너 꿈은 뭐야"라고 물을 때 항상 직업으로 답을 듣지 않았으면,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어"라고 질문했으면

미생 윤태호 작가, MBC 무한도전 중

 

7) 나는 경험이랄 게 없다.

No. 모두에게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 경험은 시간에 비례한다. 그러므로 당신은 다른 사람들만큼 많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모든 경험은 활용이 가능하다. 혹자가 말하는 '워킹홀리데이 쓰지 마라', '교환학생 쓰지 마라'. 이런 조언. 그 딴 조언 무시해 버려라. 그게 내 대학생활의 대부분인데 이것저것 다 쓰지 말라고 하면 뭘 쓰라는 건지... 접근은 그런 방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내 경험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킹홀리데이가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의 가장 큰 경험이었을 수도 있다. 그 점을 어떻게 잘 상대방에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다.

 

8) 내가 자소서에 쓸 수 있는 경험은 5개 이하이다. 

No. 5개가 아니라 50개가 필요하다. 그러면 반드시 풍부한 자소서가 나올 것이다. '5개도 없는데 50개가 어디서 나냐'라고 묻는다면, 아주 사소한 것을 포함하여 50개를 채우면 된다. 아무리 사소한 경험이라도 자소서를 쓰는 데에는 충분하다. 경험의 우열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어떤 경험이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인지만 구분하면 된다. 정말 핵심이 되는 경험은 '직무역량'을 쓰는 한 문항에 쓸 정도만 있어도 된다.

 

9) 채용설명회를 가볼 생각이 없다.

No. 가야만 한다.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채용설명회를 안 가는 시간 동안 과연 내가 뭘 했을지 자신을 돌아보자. 모든 채용과정에서 유일하게 인사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서류, 인적성, 면접 통틀어 인사담당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다. 그런데 결국 실제 채용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사람은 누군가? 바로 인사담당자이다. 그들의 성향을 아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고, 채용설명회는 그래서 중요하다. 만약 갔는데 정말 도움이 안 된다면, 그 자리에서 노트북으로 자소서 쓰면 된다.

 

10) 주로 정보를 얻는 사이트가 3개 이하다.

No. 최소 5개는 되어야 한다. 블로그, 홈페이지, dart, 네이버 금융, 경제신문, 취업카페 등등. 정보에 절대 뒤처지면 안 된다.


이상이 내가 조언하고 싶은 10가지다. 내가 취준생일 때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이야기들이다. 나는 저렇게 하지 못했다. 그땐 몰랐기 때문이다. 당신은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조언해 줄 멘토를 만나라


그리고 마지막 조언은, '지치지 말 것'.

 

지금까지 한 얘기들을 다 하려면 정말 너무 힘들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지친다. 나 역시 경험해 봐서 잘 알고 있다. 특히 나를 더 지치게 하는 것은, 나의 노력이 맞는 방향인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취업이 될까?'하는 불안감이 나를 더 지치게 한다. 만약 이렇게 노력하면 반드시 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아무리 지쳐도 이겨낼 수 있는데 그 확신이 부족하다.

 

하지만 나는 십 년 후의 당신이다. 지금의 나는 (수줍지만) 번듯한 9년 차 직장인이다. 십 년 뒤면 당신 역시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또 누군가에게 이렇게 조언을 남기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시기는 반드시 지나간다. 반드시 그럴 것이다.

 

지치지 말고 노력해 보자.
희망은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