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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 Oct 13. 2019

권하지는 않는데 나는 득 좀 본 책

참고로 800페이지나 됩니다.

대학교 3~4학년 때 같이 다니는 친구가 한참 자기개발서에 빠져있었다. 친구가 한창 대외활동이며 성장을 위해 달리던 때였다. 그때 나는 단호한 어투로 '난 자기개발서 같은 거 안 봐.'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내 앞길은 내가 개척해야지 남 이야긴 왜 듣나 싶던 오만함이 10년 후 깨졌다. 요즘 나는 10년 전 그 친구처럼 책들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가 처음 내 문제를 직시하게 해 주었던 책이 있다. 한때 즐겨보던 유튜버가 리뷰해준 책인데 책 두께가 어마어마하다. 커버는 검정 배경에 촌스러운 불꽃으로 디자인되어있고 약간은 어벙한 표정에 저자(죄송...) 얼굴이 박혀있다. 제목도 조금 쑥스러워지는 ‘내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이 책은 참고문헌도 없이 무려 800페이지나 된다.


이 책은 나의 사고방식을 흔들었다. 나는 자타공인 긍정적인 사람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것이 겉모습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마음이 어둡고, 소극적이며 활력을 빼앗는 규칙들로 가득했다. 긍정은 마음과 생각에서부터 나오는 것이지 미루고 덮는다고 오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은 나에게 활력을 주지 않는 생각들을 굳이 붙잡고 있지 말라고 조언해주었다. 부정적인 사고패턴들은 부정적인 결과만 낳게 된다. 가령 내가 바꿀 수 없는 문제들을 생각하며 괴로워하는 일들 말이다.


최근에는 몇 권의 책에서 반복적으로 접하게 된 이야기지만 나는 그전까지 내 마음과 생각을 내가 정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다. 그저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고 괴로워만 했다.(대부분 생각이 많다는 사람들은 생산성 높은 생각일 가능성은 적다.) 흘러가는 생각들 중 내가 어떤 것을 잡아두고, 어떤 것은 흘려보내야 하는가. 그건 비단 생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감정, 표현, 가치, 경험들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모두에게 권하지는 않는다. 앞에서 말했듯이 공. 장. 히 두껍고 때로는 소모적이기도 하다. 특히 '원하는 것을 말하면 온 우주의 기운이 나를 도와준다.'와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피해 갔으면 한다. 하지만 세상이 너무 팍팍하고 비관적으로 보이는 사람, 긍정적 에너지로 내면을 채우고 싶고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은 한 번쯤 정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는 실제로 이 책을 읽고 꽤 오랜 기간 예쁜 말,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 집중했고 지금까지도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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