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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Backstage May 09. 2024

우리는 혼자 있고 싶지만 혼자이기 싫다.

<인문일반> 외로운 도시

외로운 도시_어크로스

' 외로운ㅡ도시'라는 책은 외로운 하고 길게 띄어쓰기된 바가 인상 깊었다. 저 긴 공백이 계속 끌어당기는 느낌이랄까?  회색의 도시 사진을 배경위에 오렌지, 블루, 바이올렛색 컬러로 다른 모형들이 투명하게 겹쳐져 있다. 잿빛의 외로운 도시에  다양한 삶을 색으로 표현한 거라 생각이 들었다.  표지 아래쪽의 건물 위 보라색 투명사각 틀 안에 있는 검은 실루엣은 뉴욕의 예술가중의 한 명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혹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외로움이 전이된 작가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세련되고  예술적 감성이 한데 어울린 도시,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도시의 외로움은 어떨까?


문화예술 비평가인 올리비아랭은 뉴욕에서 고독을 주제로 한 수많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그중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의 작품이 인상 깊었다. 과제 준비로 도서관에서 빌려온 수많은  예술서적을 뒤적이다 그 작품을 운명처럼 만났고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에드워드 호퍼의  Nighthawkes

문화예술 비평가인 올리비아랭은 뉴욕에서 고독을 주제로 한 수많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그중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의 작품이 인상 깊었다. 과제 준비로 도서관에서 빌려온 수많은  예술서적을 뒤적이다 그 작품을 운명처럼 만났고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모든 게 불안했던 나의 20대에 나는 막연하게 32세라는 나이를 동경했다. 사회에서 인정받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안정적인 삶을 사사는 나이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내게는 화려한 미래였다. 하지만 애드워드 호퍼의 작품 안 그 나이와 비슷한 이들이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단단한 화려함이 아니라 고독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었다. 많이 당황스러웠었다.


호퍼는 뉴욕에서 태어나 파리로 유학을 떠났지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뉴욕으로 다시 돌아와 그림을 그렸다. 휴게소, 호텔, 카페, 영화관, 집등 도시의 장소와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낸 그의 작품에는 고독이라는 감정의 순간을 일깨워준다. <호퍼의 침묵>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당신의 그림은 현대생활의 고립감을 표현한 겁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잠시 침묵뒤 이렇게 말했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요" 어두운 장면들로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냥 그게 바로 나겠지요"라고 대답했다. 이런 성의 없는 대답이 있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말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작품을 자세히 보다 보면 천장보다는 바닥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누군가를 위에서 지켜보는 시점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마치 그는 혼자지만, 그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화려한 불빛과 수많은 건물들 사이로 바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밤 풍경을 볼 때면 내가 그 안에 있을지 언정 나와는 동떨어진 세계로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일반인들 뿐 아니라  슈퍼스타들도  무대에서 내려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고 하니, 고독함이란 인간의 기본값인가 보다. 고독은 때론 몸서리치게 힘들게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이 시간들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유일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영감을 받는 것은 오로지 고독 속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아마도 수많은 영감을 받아야 하는 예술가일수록 고독함을 즐겨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영국과 러시아의 대 문호와 예술가들이 유난히 많은 이유는 일조량이 낮은 나라 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날씨가 흐린 날에 생각이 많아지는 나로서는 충분한 가능성 있다 생각이 들었다. '외로운 도시'를 통해 홀로 설 수 있는 담대함과 동시에 서로에게 다정함을 잃지 않는 눈부신 연대감을 알게 해 주었다. 그동안 타인의 시선으로 내 가치를 판단하려 했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다. ‘내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고민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디자인’과 가장 좋아하는 ‘책 읽기’, ‘글쓰기’에 집중해 보려 한다. 외로운 도시에  다양한 고독과 외로움이 존재하는 것처럼 나만의 컬러풀한 이야기를  펼쳐보려고 한다. 글은 혼자서 작업해야 하는 고독한 일이지만, 그 글 안에는 나를 둘러싼 혹은 타인을 둘러싼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는 혼자 있고 싶지만 혼자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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