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찾기 첫 단계

영감은 번득이는 게 아니라 진득한 것

by DesignBackstage
어느 날 야구공이 하늘로 높이 솟아오른 야구공을 잡는 순간,
그래 나는 소설가가 될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 마음을 결심 한 뒤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년필을 하나 샀습니다.

무라카미하루키의 이야기이다.


지나가다가 우연히 어떤 행동들로 인해 내 인생이 바뀌는 꿈이나 환상 누구나 한 번씩은 해봤을 법한 이야기 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 보니 재별집 막내아들이 되어있고 어느 날 갑자기 사장님이 되는 이런 이야기에 홀린 듯이 빠져드는 건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던 것들을 보고싶어서가 아닐까?


말 그대로 큰 노력 없이 큰 대가를 바라는, 가장 적은 움직임으로 가장 많은 효율성 있는 효과를 바라는 가성비 넘치는 삶의 모토가 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녹녹하지 않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순간의 결심을 한 후로는 하루도 빠짐없이 글쓰기와 글 읽기를 멈추지 않았고 체력단련을 위해 달리기 또한 매일 하는 루틴으로 거스른 적이 없었다.

“형상을 갖지 않았던 주관적인 일들을
형상이 있는 객관적인 것으로 바꿔가는 것”


그는 이것이 소설가의 일이라 말한다. 주관적인 형상을 글로 표현하면 소설가가 되는 것이고,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영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첫 번째. 영감을 찾는 방법은 매일매일 기록하고 관찰하는 진득한 일상성이다.

관찰과 아이디어스케치의 중요성은 영감을 찾는 것에 기본 태도가 된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를 그린 화가로만 알고 있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는 수학자, 해부학자, 지질학자, 천문학자, 지리학자, 식물학자, 역사가, 기술자, 도시 계획가화가, 조각가, 건축가, 발명가, 음악가

등 14가지 이상의 영역을 아우르며 다양한 역량을 펼쳤다. 그가 남긴 메모와 아이디어 스케치는 7,200페이지에 달하지만 실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현존하는 그림은 15점 안팎으로 전해진다. 것만으로도 매일을 기록하고 관찰하는 진득함이 가장 힘들지만 가장 또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그림1.png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다섯 개의 머리> (1494년 작)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말하고 다투거나 웃거나 주먹질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행동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메모하고 거기에 대해 고민하라.”-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메모 중



두 번째. 무엇을 말할지가 결정되었다면,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수많은 인풋과 아이디어의 방대함 속에서 다양한 디자인 제시는 꼭 경계를 나누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다면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한계성을 부여해 보는 것이다. 먼저 시간의 한계성이 필요하다.

학교 시험 볼 때 생각하면 시간의 한계성은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몇 시까지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지 설정한다면 집중력의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명사의 한계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쉼과 여유로움을 콘셉트로 한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을 기획한다고 해보자.

메인컬러는 화이트로 What to say가 결정이 되었다면, How to say를 디자이너가 결정짓고 기획해야 한다.

화이트 컬러의 여유로운 느낌은 뭐가 있을까?라고 한다면 사실 좀 막연하다. 하지만 "여행" "소울푸드""집" 이런 명사로 한계성이 부여된다면. 여행에서 보이는 모든 화이트들의 집합 (흰 운동화, 흰 깃발, 흰 지붕, 파도, 구름 등등) 소울푸드 속 화이트의 집합 (국수, 빵, 카푸치노 거품...) 집안의 화이트의 집합 (흰 시스루 커튼, 화분, 커피잔, 드로잉북) 등등이 다양하게 아이디어들이 뽑아져 나오게 된다.

모두의 주관성이 각기 다 다른 형용사가 아닌 명사로 제한시킬 필요가 있다. 그것은 공간이나 인물, 컬러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 가이드라인을 잘 만들어 작업을 한 예술가도 있다.

장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 (1699-1779)이다.

프랑스의 화가 샤르뎅의 명사의 한계 설정은 "집 안" 이였다. 평생 파리 언저리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고 한 그는 그림의 소재도 대부분 테이블 위에 놓인 정물이나 가족이나 집 안에 찾아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정적인 소재 안에서 새로운 빛과 질감을 계속해서 발견하고 또 표현해 낸 그 소우주가 후대에까지 많은 영향을 주었다.

20230322_121104.png 장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 (1699-1779)

영감은 번득이는 반짝임이 아닌 진득하게 쌓아가야 하는 것이다. 진득하게 쌓아가다 보면 번쩍이는 순간이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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