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영감 찾기

일상성과 예술성의 한 끗 차이

by DesignBackstage

아침 일찍 일어나 지하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앞머리 헤어롤을 말 수 있는 자리 확보하고 몸싸움해 가며 학교 수업에 참석한 이유와 김 부장이 출근하기 전에 자리에 앉아 커피 한잔 마시기 위해 우리가 10분 더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기 모두가 다른 하루를 시작을 하지만 그 궁극적인 이유는 비슷하다.

결국 나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하루의 시작인 것이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누구나 열광할 만한 자기 분야의 슈퍼스타를 꿈꾸거나 혹은 많은 이들에게 선향력을 끼치고 싶어 하는 등 다양한 목표로 우리는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수업을 듣고, 일을 하고 때론 힘들고 지루함도 참아내곤 한다.


우린 결국 행복을 찾아 살아간다. 여기서 주체만 바꾸면 디자이너의 삶이 된다.
나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고자 하는 게 바로 디자이너의 가장 큰 역할인 것이다.


행복은 그 크기에 있는 게 아니라 빈도에 있는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일상에서의 행복감을 자주 느낄수록 행복감이 커지게 된다. 때문인지 우린 행복을 쫓아가는 과정 속에서 더 큰 행복을 찾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디자이너의 역할은 더더욱 일상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일상이 주는 디자인의 의미는 곧 일상이 주는 삶의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일상의 행복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결국엔 모든 디자이너들의 역할인 것이다.

일상의 행복을 위한 디자인이 결국엔 모든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작품은 박물관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느끼면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Alessandro Mendini-


이탈리아 출신의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디자인한 알레시의 와인오프너 "안나"는 귀여운 여인의 모습을 띠고 있다.

그는 발레리나였던 여자친구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라 안나 G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단발머리에 해맑은 미소를 지닌 얼굴과 가늘고 긴 목선, 우아하게 펼쳐진 드레스 그리고 춤추려는 듯 날렵하게 휘어진 팔의 곡선이 앙증맞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야 안심이 된다.

코르크마개가 오프너를 통해 돌려지면 안나의 팔이 위로 올라가며 마치 기분 좋을 때 만세를 하는듯한 모습 띈다. 팔을 지긋이 내리면 와인마개가 와인병 밖으로 나오는 형태이다.

주방에 올려놓기만 해도 인테리어 소품으로써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 오프너는

멘디니는 평범한 도구에 꿈과 이야기를 담았고 사용하지 않아도 갖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완벽하게 사랑스러운 디자인은 삶에 재미와 흥미를 더하면서 소비자를 강하게 유혹한다.

273526794_1834382650088703_6304177494422535634_n.jpg Alessi 와인오프너 안나 G &알렉산드로



좋은 디자인이란 시와 같고 미소와 로맨스를 건네주는 것이다. -Alessandro Mendini-


일상을 활용한 디자인

우리는 일상에서 쓰이는 소재의 용도가 각기 정해져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용도와 쓰임새에 맞추어 사용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쓰임새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디자인적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이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얼마나 관심 있게 관찰하고 살피는지에 따라 많은 것을 보게 되거나 혹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생긴다.

접시의 용도가 음식을 담는 게 아닌 집게의 용도로 쓰일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우유상자의 용도가 우유보관이 아닌 물건을 담는 용도로 쓰일 때, 더 많은 쓰임새가 파생되어 새로운 디자인으로 활용된다.

20230329_153523.png 피자접시 아이디어제품, 캠핑용품 브랜드 HIBROW


자주 사용하고 보지만 우리의 시선에 잘 들어오지 않는 소재들이 있다. 편의점에서 건네어 받은 비닐봉지, 테이블 위 놓인 우유갑, 신발장 구석을 차지한 운동화…하지만 이런 일상의 소재들에서 이리저리 해체되어 본래의 모습을 잃었다가 뜻밖의 형태와 쓰임새로 발전되는 제품들은 디자이너들의 영민한 관찰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0230329_154218.png 하얀 바늘_오재훈 작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디자인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은 일상 속의 불편함 혹은 어려움을 캐치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혹은 편리함을 도모하기 위한 작업들이다. 많은 이들의 불편함을 더 나은방향으로 고민하고 개발되다 보니 공공디자인으로 많이 보인다. 교통약자를 위해 교통사고 다발지역과 무단횡단 상습 지역에 ‘장수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장수의자라고 써진 이 제품을 보면 여기에 꼭 앉아야만 오래 살 것 같은 필수성과 한눈에 어떤 용도로 제작되었는지 알 수 있는 직관성까지 높인 제품이다. 장수의자란 횡단보도 앞 신호등, 전봇대 등에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쉬어갈 수 있는 접이식 의자다. 눈에 쉽게 띄도록 노락색으로 칠해졌고, 유압쇼바를 장착해 의자를 한 손으로 내리면 편안히 앉을 수 있고 일어나면 자동으로 접힌다.

신호를 기다리는 교통약자들이 허리와 다리가 아프다 보니 녹색 신호가 아닌데도 길을 건너는 경우가 많아 이를 막고자 설치됐다.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으면 다리랑 허리가 너무 아프다”, “(다리가 아프지만) 끌고 다니는 카트에 앉아서 기다리기도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새로운 공공 디자인인 것이다.

20230329_155050.png 은평구 ‘장수의자’


예술작품 속의 일상

1940년대 미국에는 잭슨폴록이나 마크로코스의 추상주의적 작품이 굉장히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때였다.

잭슨폴록의 액션페인팅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고, 피카소 이후의 혁명이라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새로운 드로잉기법에 세계가 주목하는 화가가 되었다. 또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마크로코스의 작품들은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할 정도였으니, 그때 당시의 예술은 혁명적이거나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종교적인 숭고함까지 띄고 있었으니 우리의 삶과는 다른 레벨의 영역으로 여겨졌었다.

20230329_215140.png (좌) 잭슨폴록 Convergence (우) 마크 로스코 No. 14


1960년대 미국은 자본주의가 실현되던 시대였다. 컬러텔레비전이 대대적으로 보급되었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같은 브랜드의 햄버거와 코카콜라를 먹으며 공평한 대중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극장에 가서 같은 돈을 지불하고 비틀스의 노래를 들으며 열광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에서 이야기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예술가가 있었다. 그는 켐벨수프나 코카콜라처럼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제품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고, 한없이 가벼운 일상의 제품을 그려놓은 모습에 기존의 그림들에서는 볼 수없었던 친근감과 놀라운 반전 매력으로 수많은 이들을 열광시켰다.

팝아트의 시대를 연 앤디워홀이었다.


나는 미술이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미술이 일반적인 대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Andy Warhol-


20230329_220719.png 앤디워홀의 켐벨수프 시리즈와 코카콜라


다양한 재료를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현대에서는 일상성이 여러 디자인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디자인은 개개인의 삶에 녹아든 사물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조화로 만들어진다. 새로운 모습의 무언가가 아닌, 우리가 소중함을 잠시 잊고 지내던 것을 특별하게 꺼내는 작업이 각자의 예술성을 드러낼 수 있는 특별하게 나를 포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이자 기술력이 된다.
일상이 예술이 되는 디자인과 삶은 관심과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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