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직한 회사에서 멈춤을 택하다
이직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졌다. 적응 실패일 수도 있고, 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에 실망감이 커서 일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가 회사가 더이상 다니기 싫어서 였을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 아들 덕분에, 나는 육아휴직을 통해 회사에게 '멈춤'을 고했다. 딱 1년. 2025년 5월 1일부터, 지금까지. 벌써 약 7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2. 감사하게도 경제적 생존
먹고 사는 문제. 육아휴직으로 정부 지원금이 소정 금액 지급된다. 3, 3, 6개월 순으로 나눠 지급금이 지급되고, 금액도 저 단위를 기점으로 깎이면서 순차 지급된다. 아기가 잘 클 수 있게 도와주는 감사한 국민의 세금이다. 그러나 저 돈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는 없다. 대안이 필요했고, 내가 가진 재능으로 새로운 생존의 길을 모색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회사 월급에 준하는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찾았고, 현재까지도 무사히 잘 이어오고 있다.
3. 육아휴직, 아빠로서의 역할 수행
아기가 태어나고 무럭무럭 자라는 시기. 육아휴직을 통해 가장 소중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매순간을 눈으로 목격, 온몸으로 기억하는 시간들. 때론 힘들고, 지치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지나고 나니 행복 그 자체. 아기를 키운다는 건 새로운 세상을 열어젖히는 것과 같은 기분. 굳이 화성을 가지 않아도 지구에 두 가지 삶의 유형이 공존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육아, 아기를 키운다는 것이 또하나의 새로운 삶의 챕터를 열어젖힌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닐지. 매일은 반복되지만, 내일은 늘 새로운 게 육아.
4. 나이가 삼십 중반을 넘어
이제는 삼십 후반으로 접어드는 기점. 어딜 가도 적은 나이는 아니네... 라는 얘기를 듣는 현재. 인생 전체로 보면 한 반 정도 살았을까. 아무리 백년살이 인생이라 해도, 결국은 노후 정도, 실제 노년의 삶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1년이 노년의 10년만큼이나 중요하고 밀도있어야 하는 것 아닐지? 안정된 노년을 위해 지금을 희생할 지, 안정을 버리고 지금의 삶의 완성을 위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살지. 의문을 갖고 여러곳에 물어보지만, 답은 여전히 오리무중. 결국 내가 찾아야겠지. 언제까지 외부에 구할 것인지.
5. 경영대학원
비싼 학비와 시간을 써 가며 대학원을 다니는 게 맞나 고민할 무렵이 벌써 작년 이맘때. 벌써 1년이 지나 반바퀴를 돈 지금. 대학원은 생각만큼 수업의 밀도가 낮았고, 네트워킹이 목적이라는 많은 원우들의 니즈와 학교의 바람이 맞아떨어져 원하는 이들에게는 천국인 이 곳. 나는 학문적 완성이 1순위, 네트워킹이 2순위 였지만, 1순위가 충족되지 않으니 솔직히 학교생활이 재밌지는 않았던... 네트워킹도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아무 의미가 없을 거라 생각해 술자리는 웬만하면 피했으나, 학교를 오가며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내가 학교를 잘못 다니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다고 또 술 마시러 학교 다니고 싶지 않은 양감정의 교차. 아직도 1년이 남았는데, 여전히 답을 모르겠는... 어떻게 하지? 그러나 그 중에서도 나름 관심있는 수업을 들었고, 2학년만 듣는 수업의 유일한 1학년으로 들어가 내가 원하는 수업을 들었다는 데 의의를 두며 만족. 물론 성적은 불만족.
6. 2026년
아직 모르겠지만, 또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야 할 시간. 또 많은 변화와 매일매일의 하루가 시작될 것이고, 나는 어떤 서사를 써 내려가야 할 지. 2025년 12월 31일 오후, 카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 말과 글뿐인 2026년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