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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oga Jul 14. 2021

프라하에 박물관도 있다.

특별한 것 없는 듯 또 특별한 프라하를 닮은 박물관들


다양한 시대의 건축을 조화롭게 품은,

그냥 그 자체가

역사박물관이자 건축 박물관인 도시 프라하에선

굳이 박물관까지 안 가도 볼 거 투성이지만,


모든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프라하에도 박물관이 있다.


물론 내가 중요한 프라하 박물관과 미술관에

거의 다 가본 건 아니지만,


합치면 약 3개월이 되는

두 번의 중단기 프라하 체류 기간 동안

그래도 10여 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갔었다.


프라하 국립박물관 9개

국립미술관 관련 박물관 3개,

알폰스 무하 박물관,

그 밖의 현대미술관 3개를 가봤는데,


기대치가 높지 않아 그랬는지,

생각보다 괜찮았다.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에르메타쥬 정도의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이 있는 건 아니라서,


물론 이런이런 박물관을 보러 프라하에 가라거나,

프라하에 가면 꼭 이 박물관에 가라거나

그런 식으로 조언할 만한 곳은 딱히 없지만,


만약 문화적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박물관 중에

맘에 드는 걸 발견했다면,


혹은 이 글에서 소개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가까운 곳에 우연히 숙소를 잡았다면,


프라하 간 김에,

숙소 주변 동네 돌아다니는 김에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소개할 프라하 박물관에는 번호를 붙였는데,


1-9는 체코 역사, 사회, 문화와 관련된 국립박물관,

11-13은 20세기까지의 그림 전시하는 국립미술관,

14는 한국인들 많이 가는 알폰스 무하 박물관,

15-17는 21세기 현재의 미술을 전시한 곳이고,


“나중에 가봐야지” 하고 결국 못 간 

프라하 박물관과 미술관의 위치와 홈페이지는 

10번과 18번에 짧게 덧붙였다.


이 중 1-10은 이번 포스트에서,

11-18은 다음 포스트에서 둘러보겠다.




0. 프라하 국립박물관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나 폴란드 바르샤바의

국립박물관에서는

주로 미술 작품을 전시했는데,


체코 프라하 국립박물관은 한국처럼

역사, 사회, 과학 전시를 한다.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은,

“galerie(미술관)”이란 이름으로 따로 존재한다.


이웃나라 오스트리아 빈의 박물관에서도

그렇게 예술과 역사를 분리해서 전시했었다.


그렇게 사회과학, 자연과학적 전시에 특화된

프라하 국립박물관 (Národní muzeum)엔

2012년엔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못 갔고,


2019년에 갔을 땐,

프라하 도착한 지 1주일 정도만에,


도서관도 12월 24일부터 1월 1일까지 쉬고,

체코어 수업도 아직 시작 안 하고,

체코 다른 도시 여행은 아직 내가 시작 못 해서,


이미 여러 번 본 크리스마스 마켓들

다시 구경하는 것 말고는

딱히 뭐 할 일이 없던,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갔다.


"박물관(Muzeum)"이라는 이름의

С호선 지하철 역 옆에 있는

프라하 국립박물관 자체가

신관과 구관 두 건물로 나뉘어 있어서,

이미 두 개인데,


(위치)


2019년 5월 1일부터는

5일 동안 국립박물관 산하

9개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었다.


9 museums in 5 days - National museum (nm.cz)


그래서 이제 하나의 입장권을 사면,

폭넓은 주제로 주로 단기 전시를 하는

그 2개의 주요 국립박물관 이외에

특정한 전문 주제의 장기 전시가 주축이 되는

7개의 부차적 국립박물관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은데,


1. 국립박물관 역사관

2. 국립박물관 신관

3. 나프르스텍 박물관

4. 민속박물관

5. 비트코프 국립 추모관

6. 라피다리움

7. 체코 음악 박물관

8. 드보르작 박물관

9. 스메타나 박물관


이 박물관들은 프라하 곳곳에 흩어져 있어서,

박물관을 방문하다 보면,

덤으로 도시 곳곳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자그마치 5일 동안

이 9개의 박물관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은

겨우 단돈 200 코루나(약 1만 원),

(청소년, 어르신) 할인 요금은 130 코루나였다.


밥 한 끼도 안 되는 비용으로,

며칠 동안 문화적으로 포식할 수 있으니,

문화적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이었다.


그래도

프라하 박물관의 낮은 인지도와 저렴한 티켓 가격에

큰 기대를 안 했던 나는

그 티켓을 들고 프라하 곳곳에 자리 잡은

여러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매우 만족해서,


이건 나중에 브런치에 써서

꼭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2021년엔 시스템이 또 바뀌었다.


그때 그게 2018-19년 역사관 재개관 기념으로 한

한시적인 박물관 "할인 행사"였거나,


생각보다 이 티켓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거나,


2020-21년 팬데믹 기간 동안 박물관을 닫으면서,

재정이 악화되어,

이제 더 이상 그 요금제를

지속할 수 없게 된 게 아닌가 싶다.


2021년 여름 현재도

입장권은 일반 200 코루나(약 만원),

할인 요금은 120 코루나로

요금은 거의 비슷하지만,


이제 이 티켓으로는

2019년 내가 방문했던 9개 박물관 중에

Muzeum 지하철 옆 국립박물관 역사관과 신관,

그리고 역사관 돔 지붕(cupola)에 올라갈 수 있다.


(2019년 그 티켓으로

나는 돔 지붕은 못 올라갔었는데,

돔 지붕에서 보면 전망이 대단히 좋을 것 같다.)


그 밖의 다른 국립박물관 산하 박물관들은

따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Tickets - National museum (nm.cz)


하긴 이게 맞는 거고,

2019년에 내가 경험한 그 프로모션이

좀 비정상적으로 혜택이 많았던 거긴 하다.


아무튼 내가 받은 그 혜택을 공유하는 차원으로,

내가 갔던 프라하 국립박물관 산하 박물관들을

하나씩 훑어보겠다.


아래 지도에 있는 숫자가

이제 둘러볼 박물관의 대략적 위치다.


(지도 출처: google)




1. 바츨라프 광장 끝에 있는 바로 거기, 국립박물관 역사관


국립박물관 역사관(Historická budova Národního muzea, Historical Building of the National Museum)은

1891년 신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화려한 고전적 건축물로

바츨라프 광장 가장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2차세계대전 중인 1945년에 폭격으로

1968년 "프라하의 봄" 때 소련군 기관총 공격으로

크게 손상되어,

2011-2018년까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했고,


수세기 동안의 다른 민족들의 지배에서 벗어나

체코슬로바키아를 건립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18년 10월 재개관했다.


프라하 국립박물관 역사관은

이렇게 체코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고통스럽게” 몸소 체험한 공간이기도 하고,


그런 중요한 현대사의 사건들 속에서

프라하 시민들이 운집했던 장소인,

“프라하의 광화문 광장”

바츨라프 광장의 동쪽 끝이자 가장 위쪽에서

그 영광과 고통의 순간을 줄곧 목격하고,

또 프라하 시민들과 함께 하며,

사진과 영상 속 뒷배경으로 항상 등장한다.


프라하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모두 기억할,

바츨라프 광장 동쪽 끝에 있는

바로 그 건물이다.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2년에 프라하에 방문했을 때,

역사관은 리모델링 중이라

신관만 열었었다.


이건 그때 역사관 입구에 쓰여있던 안내문이다.

이걸 보니

원래 리모델링이 5년 예정이었는데,

결국 8년이 걸린 거다.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2012년 역사관이 리모델링 중인 걸 보고,

아쉬운 대로 신관만이라도 가야지 하다가

결국은 못 갔는데,


2019년엔

리모델링이 완결된 역사관에도 들어갈 수 있었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년 12월엔

투탕카멘(Tutankhamun RealExperience)

특별전을 하고 있었는데,

투탕카멘 전을 보려면,

일반 320코루나(약 16,000원)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쥬 박물관 지하에서

이집트 유물은 이미 많이 본 나는

그건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5일 동안 9개 박물관 표"만 샀다.


이렇게 특별전을 따로 선택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2021년 여름 현재는

태양의 왕들(Kings of the Sun),

체코 프레스 포토(Czech Press Photo)

이렇게 두 개의 특별전을 하는데,

각각 일반 300코루나 (약 15,000원),

200코루나 (약 10,000원)를 추가로 지불하면 된다.


개장 시간은 매일 9:00-18:00.

1월 1일만 휴무.

(하지만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것 같다.)


Museum Complex of the National Museum - National museum (nm.cz)


말끔하게 리모델링된

신 르네상스 건물 안에 들어가면,

양 옆에 매표소가 있고,

거기서 입장권을 구입한 이후에

전시장 입구의 리더기에 표를 읽히고 입장하면,

이제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할 수 있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이때 1층은 투탕카멘 전을 하고 있었고,

주요 전시는

대체로 2층에 올라가서 봐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계단을 올라가면 양쪽으로

아래 사진처럼 생긴 크고 근사한 방이 있었는데,

오른쪽 방에서는 고래의 뼈를

특별한 설명이나 안내 없이 걸어 두었고,

(아래 링크를 누르면 Street view로 볼 수 있다.)


왼쪽 방은 아래 사진처럼 이렇게 텅 비워 두었다.


아니, 왜 이렇게 크고 멋진 공간을

전시실로 쓰지 않고

그렇게 방치한단 말인가?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그 고래 뼈가 전시되어 있던 곳에서

어떤 러시아 청소년과 엄마가

러시아어로 이야기 나누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체코어와 영어로만 설명되어 있고,

러시아어 설명이 없다고 투덜거렸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그런 불평 안 했을 것 같은데,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이

체코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나 보다.


사실 예전부터 러시아 관광객들이 프라하에서

마치 체코가 자기 나라인 듯,

서슴없이 아무한테나 러시아어로 말하고,

근거 없이 당당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1968년 남의 나라 일인 "프라하의 봄"을 방해하러

이 건물에 기관총을 쐈던 소련 군대처럼

생뚱맞은 자기 인식인 것 같다.


그런데 마침 그 옆에 러시아어로

덮개 위에 올라가지 마시오. 전시물 손상 위험 있음.

이라는 뜻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그 체코식 러시아어를

러시아인 관람객들이 교정으로 난도질한 게 보였다.


러시아어 설명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어떤 식으로도 그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거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아무튼 내가 국립박물관에 갔을 때

투탕카멘 특별전 말고 다른 전시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다.




(1) 벨벳 혁명: 그것은 벨벳이라 불린다(The Velvet Revolution Exhibition: It is called Velvet)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마침 2019년이

1989년 평화롭게 체코 공산주의 체제가 전복된,

벨벳 혁명 30주년 되는 해였다.


그래서 프라하 곳곳에

이 전시를 알리는 광고가 붙어 있었는데,


당시 벨벳 혁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영상과 사진과 물건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게 언제든, 어디든, 누구든 항상 감동적인

“억압받던 착한 사람들이 결국 이기는” 이야기에

괜히 가슴이 벅차올랐다.




(2) 하늘의 기사(Rytíři nebes, Knights of heaven)


1939년, 즉 2차세계대전이 시작된 해,

많은 체코슬로바키아 공군들이 영국에 가서

영국 왕립 공군(Royal Air Force)이 되었는데,

그 80주년을 기념한 전시다.


사실 난 군사 분야는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데,

그런 나에게 이 전시는

설명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렵고,

지나치게 전문적이었다.




(3)정보의 미로와 출판 천국 (Labyrint informací a ráj tisku, Labyrinth of Information and Paradise of the Print)


인쇄술의 발명과 신문, 잡지 관련 특별전이었는데,

제목 그대로 미로처럼 만들어진 길을 따라,

체코 출판의 역사를 체험하는 전시였다.


이런저런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아,

잔재미가 있었다.




(4) 전시물의 비밀스러운 사생활 (The Secret Lives of Collections)


프라하 국립박물관 소장품에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소장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설명하고 있는데,


단순히 지금 박물관에 전시되는 것이

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이려니 하던

나의 무지와 무관심을 불식시켜주는

작고 짧지만 강렬한 전시였다.


역사관 북쪽과 남쪽 1층에는

아래 사진처럼 생긴 로비가 있는데,

이 전시는 이 카페가 있는 북쪽의 로비 아래층에

눈에 잘 안 띄는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그래서 전시 주제와 전시 공간이 매우 어울렸다.


그 전시를 보러 가는 길에 있던

이 멋진 인테리어의 천정이 높은 로비 공간도 

마음에 들었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5) 사진 속의 수집품들(Sbírky ve fotografiích)


이 전시는 북쪽 로비와 대칭을 이루는

국립박물관 1층 남쪽 로비에서 진행되었는데,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자연과학적 소장품 사진을

거대한 천 위에 인쇄하여 걸어 놓은,

뭔가 현대미술 같은 느낌의 전시였다.


관람객이 많지 않은데,

드문드문 폭신한 벤치도 놓여 있어서,

잠시 앉아서 멍 때리고 있었더니,

뭔가 잠깐 쉬어가는 휴식 공간 같았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6) 역사의 순간들(Moments of History)


역사관과 신관은 지하통로로 연결되는데,

그 지하통로에서 상영되는 비디오 아트다.


이건 아직까지도 계속하는 상시전이고,

프라하 국립박물관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시그너처 전시 같았는데,

형식적으로도 근사하고,

내용도 듬뿍 담겨 있어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비디오 아트 작품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애니메이션으로

우주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프라하의 변화 모습을,

특히 이 바츨라프 광장을 중심으로 보여주고,


또 다른 하나는 다큐멘터리 몽타주

프라하가 겪은 현대사 장면들을,

여전히 항상 빠지지 않는

바츨라프 광장의 시민들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나는 두 작품 다 마음에 들어서,

양쪽에 서서 두 영상 모두 두 번씩 봤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동영상 1: 프라하 국립박물관 역사관-->신관: 현대사)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동영상 2: 프라하 국립박물관 신관-->역사관: 전체 역사 )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나는 국립박물관 패키지 중에서

역사관을 가장 나중에 갔다.


주제가 특화된 작은 박물관들을 보다 가서 그런지,


다른 박물관들에 비해 크기는 큰데,

전시는 다들 좀 작고,

내용이 좀 덜 집약된 것 같았다.


그래도 19세기 후반의 건설되어

최근에 리모델링한 건물 자체가 근사해서,

그 전시 내용의 아쉬움이 어느 정도 상쇄되었다.


1층에서 리더기에 입장권을 체크하고 

계단을 올라오면

다음과 같은 풍경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판테온(pantheon, panteon)이라 불린다.


판테온의 조각상은 체코 역사의 중요 인물들인데,

그 인물의 시대적 평가에 따라

제거되거나 덧붙여지는 변동이 여러 차례 있었단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인테리어의 디테일,

특히 지붕과 창은 19세기 말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이 반영된 것 같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그래서 어딘지 모르게

오스트리아 빈의 미술사 박물관이 연상된다.



이러한 아르누보적 아기자기함과 화려함은

역사관 서쪽 돔 지붕(cupola)에서

절정을 이룬다.


둥근 유리 지붕 아래 4개의 그림은

체코 역사의 중요한 장면들이란다.

대충 짐작은 가는데,

정확하게 "이건 리부셰", "이건 얀 후스"

뭐 이런 식으로 확신할 만한 단서는 못 찾겠다.


아무튼 벽화들도 그 윤곽선이 뚜렷한 화풍이

매우 아르누보적이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판테온 한쪽에

"공화국의 종(Zvon republiky) 1918-2018"

이라고 새겨진 종이 있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검색해도

관련 기사나 설명을 찾을 수가 없다.


별 의미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2018까지”로 끝을 특정한 게 

사실 좀 이상하기도 해서,

실패한 기획의 결과물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동영상 3: 프라하 국립박물관 판테온)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이 판테온 서쪽에는 창문이 있었는데,

창문 밖으로 바츨라프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마 역사관 돔 지붕(cupola)에 오르면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질 거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동영상 4: 바츨라프 광장 전경)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 항상 더 나은 것만은 아닌 새로움, 국립박물관 신관


국립박물관 신관(Nová budova Národního muzea, New Building of the National Museum)은

원래 1938년 증권거래소로 건설되었다고 한다.


어딘지 모르게 좀 칙칙한 느낌이어서,

나는 공산주의 시대 건축인 줄 알았다.


뭔가 나름 디테일이 있는데도

흔한 사각의 콘크리트 건물이고,

화려한 역사관 옆에 있어서 그런지

좀 초라해 보인다.


아무리 봐도 20세기 이후 유럽 건축은

미학적으로 제일 빈약한 것 같다.


이 건물은 공산주의 시절에는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의회(Federal Assembly, Federální shromáždění)로,

1995년부터는 라디오 방송국으로 사용되었고,

2006년부터는 "국립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국립박물관 역사관과 신관은

앞에서 본 그 비디오 아트가 상영되는

지하통로로도 연결되고,

지상으로 이동해서 갈 수도 있다.


아래 보이는 신관 남쪽,

공산주의 시대 조각상 옆의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신관 1층에는 매표소와 카페가 있는데,

체코슬로바키아 최대 크기였다는

통유리를 통해 역사관 건물 북쪽이 보인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개장 시간은 역사관과 동일해서

매일 9:00-18:00이고,

(단, 1월 1일은 휴무)


역사관 입장 티켓으로 입장 가능하다.


또는 신관 티켓으로 역사관 입장이 가능하다.


나는 신관에서 티켓을 구입했는데,

신관이 입장객이 좀 더 적어서

티켓 구매에 시간이 덜 소요된다.


내가 방문했던 2019년 12월에는

이런 전시가 있었다.




(1) 유전자의 시대(Doba genová, The Age of Genes)


DNA 관련 전시였는데,

어린이나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것 같은,

어느 정도까지는 다 아는 쉬운 내용이었지만,

유전자 검사 기계 뭐 이런 거에 대한 설명은

나 같은 인문학 전공자에게 좀 어려웠다.




(2) 켈트인 (Keltové, The Celts)


철기시대 "할슈타트" 문화의 북쪽 경계에 속했던,

체코 지역의 고고학 유물을 전시했다.


켈트족은 슬라브족인 체코인들이 자리잡기 전에

체코 땅에 살던 고대인들이다.




(3) 우리 극장에 어서 들어오세요 (Račte vstoupit do divadla, Please Enter Our Theatre )


체코 공연 극장과 포스터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


낯선 내용이지만,

관심 있는 주제라 나는 재미있었다.


얘를 들어 

체코는 인형극이 매우 발전했는데,

그게 자생적인 건 아니었고,

외국의 영향을 받아 뒤늦게 시작된 것이었단다.


하지만 체코 연극이 발전하기 시작한

합스부르크 왕조 지배 시절

보통 공적인 활동은 독일어로 했던 데 반해,

인형극은 체코어로 할 수 있었단다.


그런 인형극이 풍자적인 성격을 띠면서,

어린이의 놀이가 아니라 

어른들의 유흥이 되었고,

저변이 넓은 체코 인형극은 

그 이후에도 계속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4) 벨벳 혁명: 처음으로 자유롭게 (Sametová revoluce: Poprvé svobodně, The Velvet Revolution Exhibition: Free for the first time)


공산정권을 몰아낸 무혈 혁명인

벨벳 혁명 30주년을 기념한 관련 포스터 전시.


역사관의 전시와 더불어

벨벳 혁명 30주년 전시 시리즈 3개 중 하나였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5) 벨벳 혁명: 다시 그 의자로 (Sametová revoluce: Zpátky do lavic, The Velvet Revolution Exhibition: Back on the benches)


역시 벨벳 혁명 전시 시리즈 3개 중 하나.


프라하 국립박물관 신관 건물은

공산주의 시대

그리고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와 슬로바키아 두 나라로 분리되기 전까지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의회 건물이었고,

1989년 벨벳 혁명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전시는

그 역사적 장소에서

벨벳 혁명 후 처음 있었던,

탈공산 첫 회의인 1990년 연방의회를 재현했다.


당시의 중요한 몇몇 인물에 대한 정보를

화면에서 한 명씩 보여주고,

자리에 있는 사람 모양의 패널에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과 발언이 적혀 있었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동영상 5: 신관 "다시 그 의자로" 전시)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3. 소박한 체코식 인류학 박물관, 나프르스텍 박물관


나프르스텍 박물관(Náprstkovo muzeum, Náprstek Museum of Asian, African and American Cultures)은 프라하 구시가 베들레헴 광장(Betlemske namesti)에 위치하고 있다.


(위치)


개장 시간 10:00-18:00, 월요일 휴무.

일반 100코루나(약 5천원), 할인 70 코루나.


(홈페이지)



나프르스텍(Náprstek)은

19세기 체코 민족주의 정치인인데,

미국에 유학 가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체코, 즉 당시 보헤미아에 귀국하여

자기 부모의 맥주공장 건물을

산업 박물관(Industrial Museum)으로 운영했다.


그의 사후 이 박물관은

유럽 밖 대륙의 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일종의 인류학 박물관이 되었고,


박물관의 소장품 중에서

나프르스텍이 미국에서 직접 수집한

아메리카 원주민의 물건들도 있다고 한다.


박물관은 4층으로 되어 있고,


2019년 12월에


1층은 체코슬로바키아 여성 운동과 관련한 전시(In Her Own Voice, Vlastním hlasem),


2층은 이집트 문화 관련 전시 (On the Banks of the Nile, Na březích Nilu),


3층엔 "나프르스텍"이라는 인물에 대한 설명이 적힌 큰 기둥이 있고,


4층엔 호주와 오세아니아 문화전 (Cultures Of Australia and Oceania, Kultury Austrálie a Oceánie)을 하는데,


3층과 4층은 지금도 그대로인 상시전이고,

1층과 2층은 특별전으로 계속 바뀌는 것 같다.


박물관이 크고, 전시물도 많고,

글씨도 많아서,

그 설명을 다 읽으면 2-3시간 걸리는 것 같고,


만약 그냥 전시물만 쓰윽 보면

30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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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통 체코인의 삶, 민속 박물관


민속박물관(Národopisné muzeum Národního muzea, Ethnographic Museum of the National Museum)은 프라하 서쪽 킨스키 정원 안에 자리 잡고 있다.


19세기 초 공후의 별장으로 지어진 건물을

20세기 초반부터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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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매일 10:00-18:00, 월요일 휴무.

일반 70코루나(약 3,500원), 할인 40코루나.


(홈페이지)


내가 갔던 2019년 12월 상시전으로는


(1) 18-20세기 보헤미아, 모라비아, 실레지아 지역의 풍습을 보여주는 "체코 민속 문화(Česká lidová kultura Czech Folk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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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손으로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손으로 만지는 전통 민속문화 (Tradiční lidová kultura dotykem, Traditional Folk Culture through Touch)",


특별전으로

 

(3) 체코식 캠핑인 트램핑의 역사와 사회적 의미를 보여주는 "트램핑의 세기(Století trampingu, A Century of Tramping)",


(4) 19세기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사진과 풍속에 관한 전시인 "프란티세크 르제호르제의 오래된 우크라이나 (Stará Ukrajina Františka Řehoře)"가 있었는데,


트램핑 전만 빼고는 영어 설명이 거의 없거나,

체코어 설명도 대체로 자세하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데서는 접하기 어려운

체코 민속문화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소요시간은 30분 -1시간 정도였다.


박물관의 전시를 다 보고,

그 주변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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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프라하 전경 명소, 비트코프 국립 추모관


비트코프 국립 추모관(Národní památník na Vítkově, National Memorial on the Vítkov Hill)은 

지하철 B호선과 C호선이 만나는

플로렌츠(Florenc) 지하철 역 동남쪽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플로렌츠 지하철 역에서 내려

비트코프 언덕 서쪽으로 걸어 올라가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인 것 같은데,

그것도 20분은 걸리는 것 같다.


만약 프라하 8 지구 카를린 (Karlín)이나

프라하 2-3 지구 비노흐라디 (Vinohrady)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면,

비트코프 언덕 북쪽과 남쪽으로 나 있는

산책로로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위치)


15세기 체코인 얀 후스가 종교개혁을 주창하고,

많은 체코인들이 후스교를 받아들였을 때,

가톨릭 신성로마제국의 십자군 연합과

프로테스탄트 체코 후스교도 사이의 전투가

바로 이 언덕에서 벌어졌고,

체코 후스교도들이 승리를 거두었다.


비트코프 언덕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서쪽 언덕에 아래와 같이 생긴 전망대가 있는데,

그 옆의 명패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Nepatrná hrstka lidí přemohla spojené řady obrněných, poněvadž byla přesvědčena o své pravdě. Tehdáž byly strany dvě. Evropa a my. A ta Evropa byla bledá, zsinalá a černý prapor s rudým kalichem vlál jí nad hlavou. Vzpomínejte, uvědomte si, čímž jste tehdáž byli. Tu jdeme mezi mohylami vítězů, ale ne po hrobech pobitých.

한 줌도 채 안 되는 사람들이 단단히 무장한 연합 군대를 물리쳤다. 그들에겐 진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땐 유럽과 우리, 이렇게 두 진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유럽의 낯빛은 사색이 되어 창백했고, 붉은 성배가 그려진 검은 깃발이 그들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그때 우리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기억하고 깨달으라. 여기 우리는 패자들의 무덤이 아니라 승자들의 봉분 사이를 걸어간다.


이 명패는

공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새긴 거라고 하는데,

당시 사람들은 이 전투를

서유럽에 대해 거둔 그들의 첫 승리라고,

그리고 앞으로 거둘 승리의 전조라고 

여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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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그 전투에서 후스교도들의 장군이었던

얀 지쥬카(Jan Žižka)의 이름을 따서,

이 근방 지역은 지쥬코프(Žižkov)라고 불리고,

비트코프 언덕 위에도 그의 거대한 동상이 서 있다.


중부 유럽 최대의 크기라고 하는데

정말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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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앞쪽에 서쪽을 내려다보면 이런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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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상은 20세기 초

아직 공산국가가 아니던,

수세기 동안 타민족의 지배로부터 이제 막 독립한,

민족 국가 체코슬로바키아 초기에 기획되었다.


이와 더불어 체코슬로바키아 독립을 위해 싸운

레지스탕스 기념비가 기획되고,

1928년 건설되었는데,

그게 현재의 비트코프 박물관 건물이다.


2차세계대전 이후에는

무명용사의 묘를 이곳에 안치했고,

박물관 남쪽과 북쪽 철문에 새겨진 부조가

그러한 역사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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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 안에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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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공산정권의 권력이 더 강화되면서,

점점 더 처음 취지와 거리가 먼 공간이 되어갔다.


1948년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수

고트발트(Gottwald)가 사망했을 때

소련의 레닌처럼 그의 시체를 대중에 공개하며,

사후 우상화를 꾀했다.


하지만 레닌과 달리 그의 시체는 석관에 넣었고,


특별한 화학처리를 해서 지하에 보관하다가,

대중에게 공개할 때는

기계 장치를 이용해서 들어 올리고,

전시가 끝나면

다시 지하에서 특별한 관리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이 박물관은

그 기계장치와 화학처리 장소를

관람객에게 전시물로 공개하고 있다.


이게 그 기계장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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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처리 장소는

목욕탕 타일이 박힌 어두운 지하의 텅 빈 수술실이

왠지 으스스해서 사진 찍지 않고,

쓰윽 보고 얼른 나왔는데,

뭐 이렇게 생겼다.


https://tropter.com/en/czechia/prague/national-monument-at-vitkov/mausoleum-of-klement-gottwald


고트발트의 시신은 결국 부패했고,

화장하여 그 재를 다시 이곳에 보관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밖에 다른 당시 유명인사들을

화장한 재도 이곳에 보관했는데,

그 장소도 지금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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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박물관은 죽은 고위 공산당원을 우상화하며,

공산정권을 이념적으로 지탱하는 공간이 되었고,


1989년 공산정권 붕괴 이후

묘는 다른 곳으로 다 이장되고,

낡은 공산주의 이념을 상징하는 건물은 방치되었다.


그리고 2009년 리모델링을 마친 후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이런 체코에서만 할 수 있는

특이한 경험을 즐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비트코프 박물관은 그 전망 때문에라도

한번 가볼 만한 곳이다.


박물관에 들어가지 않고,

그냥 언덕에 오르기만 해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데,


박물관 내부의 전망대에서는

훨씬 더 근사한 전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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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6: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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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박물관 동쪽인데,

옆에 찻길이 있지만,

공산당 최고 권력의 공간이어서 그런지,

아님 이제 관람객 수요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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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출입구는 북쪽에 있다.


입장 시간은 10:00-18:00.

4-10월은 월, 화 휴무,

11-3월은 월, 화, 수 휴무이고,

일반 120코루나(약 6천원), 할인 80코루나이다.


(홈페이지)


여긴 처음에 입구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박물관 입구는 그 옆에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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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에는

"1919년부터 체코슬로바키아 군의 맹세"

라고 쓰인 돌판 위에

맹세로 추정되는 글이 나무봉에 새겨있고,

그 위로 사단이나 여단의 깃발로 추정되는

깃발들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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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을 나와서 옆의 출입구로 들어가면,

전시 관람이 시작된다.

 

박물관은 많이 어둡기도 하고

건물 자체가 매우 거대하고 웅장해서

무척 엄숙한 분위기다.


상시전으로

"체코와 체코슬로바키아의 교차로(Crossroads of Czech and Czechoslovak Statehood)"라는

주로 "체코슬로바키아"라는 나라의 탄생과 붕괴를 보여주는 전시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공산 권력자들의 무덤을 볼 수 있는 "권력의 실험실 / 묘(Laboratory of Power / Mausoleum)"가 있는데,


두 전시 모두 특이하고 흥미로웠고,

그 밖의 다른 특별전과

이 거대한 건물 자체를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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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는 거대한 홀이 있는데,

무슨 회의실 같기도 하고,

체코슬로바키아 국민들이

고트발트의 석관을 관람했을 장소 같기도 하다.


아무튼 공산주의 느낌이 강하게 나는 

이국적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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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찍긴 했는데, 좀 화질이 좋지 않다.


(동영상 7: 비트코프 2층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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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층 전시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옥상에 올라갈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4층"이라고 안내 방송했는데,

유럽은 우리의 2층을 1층이라고 하기 때문에,

5층에 오르면 전망을 볼 수 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런데 그냥 관람객 혼자

아무렇게나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게 아니고,

직원분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내가 갔을 때는

마침 그 엘리베이터를 탄 관람객이 나 혼자여서,

무척 어색하고 또 긴장되었다.


그렇게 긴장 속에 5층에 오르면

프라하 시내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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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비트코프 서쪽.

이 사진 동북쪽 저 멀리 구시가와 프라하 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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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8: 비트코프 서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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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비트코프 남쪽 비노흐라디(Vinohr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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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비트코프 남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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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비트코프 북쪽 카를린(Karlí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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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비트코프 북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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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층 동쪽에 있는 카페도 전망이 좋고,

분위기도 괜찮다.


여기서도 이때 손님은 나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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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역사적 돌의 박람회, 라피다리움


라피다리움 (Lapidárium Národního muzea, Lapidarium of the National Museum)은

11-19세기 체코에서 만든

석조 조각상을 전시하는 공간인데,

5월부터 11월까지만 여는 박물관이라,

난 관람은 못하고, 그냥 건물만 봤다.


프라하 7 지구 박람회장(Výstaviště)에 있고,

트램 6, 12, 17번이 그 앞에 선다.


이 박물관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박람회장과 그 옆 공원은 둘러보기 좋은 공간이다.


 

아래 사진에서 정면의 산업 궁전(Industrial Palace, Průmyslový palác) 오른쪽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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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일반 50코루나(약 2,500원),

할인 30코루나.

5월-11월까지 열 때도 월, 화는 휴무고,

수-일도 여는 시간이 다른 박물관보다 짧다.

개장시간을 잘 체크하고 가는 게 좋을 것이다.


Lapidarium of the National Museum - National museum (nm.cz)




7. 직접 체험하는, 체코 음악 박물관


체코 음악 박물관(České muzeum hudby, Czech Museum of Music)은

원래 도미니코 수도원에 딸린

바로크 양식 성당 건물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부 천정이 높고,

공간 자체가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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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성 아래

말라스트란카(Malastranka) 지역에 있다.

레논 벽에서 멀지 않다.


(위치)


매일 10:00-18:00, 화요일 휴무.

입장료 일반 120코루나(약 6천원), 할인 80코루나.


(홈페이지)


내가 갔던 2019년 12월엔

"수입 / 수출 /록앤롤 (Import / Export / Rock’n’roll)"이라는

공산 체코슬로바키아 대중음악에 관한 특별전과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인간 -악기 -음악 (Člověk – nástroj – hudba, Man – Instrument – Music)"이라는 상설전


이렇게 두 전시가 있었다.


이 중에서 나는 특히 상설전이 맘에 들었는데,


여러 가지 다양한 악기를 전시하고,

멀티미디어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또 관객이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악기도

중간중간에 섞어둬서,

눈, 귀, 손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전시였다.


내가 프라하에서 경험한 유일한

상호작용적(interactive) 박물관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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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시를 다 보는데,

난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보통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8. 뭔가 많이 허전한, 드보르작 박물관


미국에서 새로운 세계 질서에 감명을 받고 돌아와

"신세계 교향곡"을 작곡한 드보르작에 걸맞은

"아메리카(Amerika)"라는 이름의 저택에

안토닌 드보르작 박물관 (Muzeum Antonína Dvořáka, Antonín Dvořák Museum)이 자리 잡고 있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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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작은 프라하 근교 출신이고

귀족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메리카 저택은 그의 생가도 아니고,

딱히 여기에 거주했던 것도 아니다.


그냥 18세기 초반에 지어진

어떤 귀족의 예쁜 바로크 양식 저택을

체코의 가장 유명한 작곡가의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대로에서 좀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골목에 위치하고 있고,

건물 자체가 작아서

지도를 잘 찾아서 가야 한다.


(위치)


매일 10:00-17:00, 월요일 휴무.

일반 50코루나 (약 2,500원), 할인 30코루나.


(홈페이지)


1층은 드보르작의 중요한 행적과

그가 직접 사용했거나

그와 관련된 물건들을 볼 수 있는데,

입구에서 티켓 검사하는 직원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더니,

한국어로 된 설명을 주었다.


그걸 읽으면서 한번 쭉 둘러본 후,

그 종이를 다시 박물관에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전시물에 영어와 체코어 설명이 있으므로,

그게 없으면 그냥 영어로 된 설명을 읽으면 된다.


2층으로 올라가면,

18세기에 그렸다는 고전적 그림으로

벽과 천장이 온통 가득 찬

근사한 커다란 홀이 보이고,

한쪽 구석에 "Rusalka"라는

체코식 인어공주를 다룬

드보르작의 오페라를 TV로 틀어준다.


그 주위에는 드보르작 관련

작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그 끝방에는

드보르작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이 구비되어 있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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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시 보는 내내 바르샤바 쇼팽 박물관과

계속 비교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좀 많이 아쉬웠다.



고풍스러운 건물이 박물관인 건 마음에 드는데,

작곡가의 박물관임에도,

음악적 전시가 적고,

드보르작의 생애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박물관에 다녀와도

드보르작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 같지 않았다.


박물관도 작고, 전시도 많지 않아서

30-40분이면 다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건물 뒤쪽에 있는,

겨울이라 나무가 앙상한,

작은 정원을 좀 거닐었다.


문 장식만 빼면 아메리카 저택 뒷모습은

앞모습이랑 거의 똑같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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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블타바 강변, 스메타나 박물관


미국에서 활동했던 드보르작에 비해,

해외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스메타나(Smetana)는

“나의 조국(Má vlast)"을 작곡한,

체코인들에게는 드보르작만큼의 위상을 가진,

19세기 체코의 국민 음악가이다.


비전문가인 내가

그의 작품 제목이나 주제로 판단했을 때,

드보르작보다 스메타나의 음악이

더 체코적인 것 같다.


베드르지히 스메타나 박물관(Muzeum Bedřicha Smetany, Bedřich Smetana Museum)은

원래 방앗간이 있던 자리에

19세기 말 신-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작은 건물을

1930년대 지금의 박물관으로 개조한 것이다.


드보르작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스메타나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공간은 아니다.


카렐 다리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위치)


매일 10:00-17:00, 화요일 휴무,

일반 50코루나 (약 2,500원), 할인 30코루나.


https://www.nm.cz/en/visit-us/buildings/bedrich-smetana-museum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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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안내문도 있고 해서 금방 읽히지만,

전시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고 개인적이고,

(학교 다닐 때 성적표라던지, 악보라든지)

스토리텔링이 없어서,

흡입력이 약하고 덜 흥미롭다.


전시실 중간에 지휘대처럼 생긴,

스메타나의 음악을 연주하는 장치가 있는데,

여러 사람이 각각 개별적으로 듣는 게 아니라,

그걸 선택한 순간

방안의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듣게 되어 있다.


그나마 "작곡가의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치인데,

내가 갔을 때는 미국인처럼 보이는 관람객이

계속 그 장치를 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관람객은 그걸 거의 작동하지 못했다.


그냥 작은 건물의 한 층이 전시실이라,

전시를 다 보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스메타나 박물관은 박물관 내부보다

박물관 외부가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박물관 내부엔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카렐 다리 바로 옆에 있는 그 박물관 외부에는

그 앞의 스메타나 동상을 배경으로,

그리고 카렐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린다.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이건 박물관 남쪽에서 찍은 사진.

왼쪽 끝 건물이 스메타나 박물관이다.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이건 박물관 서쪽 강 건너에서 찍은 사진.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10. 그 밖의 체코 박물관


그 밖에 지나다니면서

나중에 가봐야지 하고 결국 가지 않은 박물관들 중에 이런 것들이 있다.


프라하 성에 있는

프라하 장난감 박물관(The Prague Toy Museum, Muzeum Hraček).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공화국 광장(Náměstí Republiky) 근처에 있는

공산주의 박물관(The Museum of Communism, Muzeum komunismu).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블타바(Vltava) 강 서쪽

말라스트란카(Malastranka) 북쪽에 있는

카프카 박물관(Franz Kafka Museum)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2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2019-2020년, Praha, Czech Republic)


이밖에도 프라하에는 

특이한 주제의 작은 개별 박물관들은 많다.


“프라하에 가면 이 박물관”이라 할 수 있게,

박물관이 중앙집권화되지 않아,

일종의 박물관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것 같다.


그 많은 박물관 중에 몇 개를 둘러보면서,

그것들이 프라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뜻 보기엔 그냥 전형적인 유럽 도시 같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자기만의 독특한 얼굴과 이야기를 가진 프라하처럼,


언뜻 보면 그냥 흔하디 흔해 보이는 박물관들에

체코만의 특별한 표정들이 담겨 있다.


그 특별한 표정들 중 

프라하 미술관들이 담은, 

좀 더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체코의 표정은 

다음 포스트에서 둘러보겠다.


https://brunch.co.kr/@saddjw/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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