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한 아침.

by 다정한햇살


나는 비장의 혹이 있다.

혹은 무려 7cm의 크기다.

1년 반 전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했다.

당시 교수님은 6개월 뒤,

혹 크기가 더 커지지 않는다면,

1년 뒤 다시 추적 검사를 하자고 했다.

오늘이 추적 검사 결과를 듣는 날이다.








어젯밤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어떤 일이 생기면, 최악까지 생각한다.

다양한 결과의 미래를 상상한다.



- 여보. 만약 내가 한 달만 살 수 있다면 어떡하지.

- 그럴 일 없어.

- 그래도. 만약에.

- 그런 만약을 꼭 생각해야 해?

- 사람 일은 모르지.

- 만약 그렇다면 한 달 육아 휴직하고,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낼래.







한 달만 살 수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일단, 아이들이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엄마의 편지와 영상을 매년 받도록 준비할 거 같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겠지.

이 두 가지만 제대로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일찍 죽는다 생각했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

남편이 인생에 힘든 시기를 보낼 때 곁에 있지 못하는 것.



이런 생각을 하니,

내 인생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삶이 당연하게 주어지는 거 같은데,

죽음을 생각하니 당연한 게 하나도 없다.



몸의 혹이 1년에 한 번은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게 한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소중히,

더 마음을 표현하면서.

그렇게 살아야지.


@pinterest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감정, 영혼의 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