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사람이 이럴 수가 있나?
런던에서 돌아온지 4일만에 나는 다시 항공권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무기력증은 런던에 다녀온 후 나름 괜찮아진듯 보였으나 도저히 이 어디론가 가고 싶은 마음은 잠잠해지지 않는 듯 하다.
끈기부족한 탓에 연재를 하고 있는 글을 꾸준히 써내려가는 것도 힘들고, 생각해보면 어느 직장을 몇년이상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국가를 이동하는게 즐겁기만 한 상태.
어느 곳으로 이동하는 수단에 올라가 있는 상태를 안정적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이런 사람이 결혼을 했으니... 이건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남편에게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오늘도 어딘가 어디든으로 떠나기를 검색해보고 궁리를 해본다.
결혼하면 잠잠해질 줄 알았던 이 방랑벽은 타고난 기질인거라 결혼이라는 틀 안에 들어간다고해서 변할게 아니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
이토록 안정적인 삶을 견디지 못하고 떠날 궁리를 하는건 나이가 하나 둘 차고 결혼을 한다고해서 달라지는게 아니었다.
어느 자리를 가도 만족하지 못하고 떠나고 싶어한다는건 많은 곳을 볼 수 있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떠나지 못하면 괴로워해야하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