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시골로 돌아온지 한달이 채되기도 전에 나는 벌써부터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무료한 일상에 곧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처럼 느껴지는 행위였던거라 여전히 습관처럼 남아있는 항공권 검색하기.
인스타그램에서 우연찮게 노홍철님의 밀라노전시를 알게 되었고, 마침 런던 -> 밀라노행 티켓이 많이 비싸지 않아서 아침에 남편에게 허락맡고 오후에 티켓을 사서 저녁에 다시금 티켓을 샀음을 알렸다.
남편은 적잖이 당황한듯 보였고 한달도 채 안되는 이 생활을 뒤로하고 여행을 간다는게 화가 난듯 보였다.
어느날에는 나에게 묻기를
“ 일년에 몇번 여행을 가야될거 같아?”
- 음...3번?
“ 나는 한번이면 충분할거 같은데 -”
우리 사이에 여행에 대한 의견차이가 보였다. 사실 나는 여행에 큰 의미를 두는 유목민 스타일이고, 남편은 정착과 안정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다.
사실 내 마음 같아선 매달 여행을 가고 싶은건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못한 어떠한 욕구 같은거였다.
그런 남편을 두고, 런던행 저녁 기차에 몸을 싣었다.
나름 잘 짜여진 계획 속 장난처럼 기차는 어느 정거장 한곳에서 3시간이나 머무는 연착이 발생했고, 그렇게 시골 탈출을 꿈꾸던 나의 설레임은 비행기를 놓치는 일로 이어지게 되었다.
남편을 따라간 영국시골 생활이 미워지는 순간이었다.
자꾸만 머릿속에는 시골에만 안 살았어도 절대 놓칠일 없는건데..... 라는 생각만 들었다.
나는 언제쯤 이 시골생활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