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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월장금이 May 03. 2024

말이 안 통하는 시부모님

시부모님을 처음 만난 건 우리가 이미 영국에서 결혼을 하고 중국 결혼식을 위해 중국에 갔을 때였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상견례를 통해서 남편 쪽 부모님을 만나보는 시간을 갖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 과정이 생략된 결혼이었다.


남편이야 내가 좋아서 만나 결혼까지 간 경우라지만 시부모님, 남편의 가족들은 어떤 사람들인가도 결혼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영국에 머무는 우리는 남편쪽 가족을 만나는 게 상황상 어려워서 일단 결혼부터 했다.

이유라치면, 비자를 받아야 되는 것도 있었고 왔다 갔다 하는 항공권과 시간 등을 고려한 일이다.


그렇게 약간의 랜덤의 확률로 좋은 분들인지 어떤지 모른 채  남편의 가족을 결혼 후에 처음 만났다.

어차피 우리는 중국에 살 계획이 아직 없고, 나는 중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일단 말도 안 통한다.

그래서 남편을 거쳐서 소통을 해야 되는데 그것과 별개로 운 좋게 가족들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남편은 나와 동갑인 여동생이 하나 있고, 농부인 부모님 아래서 자란 사람이다. 시골 출신인 나에게는 익숙한 환경에 오히려 거리감이 덜한 느낌도 있었다.


시댁과 언어 소통이 안되고 멀리 살아서 좋겠다는 친구들의 반응도 종종 있었다. 특히 결혼한 친구들.

그 대신 나는 시댁뿐만 아니라 친정도 멀어서 주말에 부모님 집 가서 김치라도 얻어오는 엄마 찬스까지도 다내려놓고 완전한 독립체로 살아가야 한다.



물론, 남편도 우리 가족과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안돼서 나를 통해야 대화가 가능하다.


우리는 영국에서 만난 경우라 영어를 쓰는데 우리 사이에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가 섞여있기도 하다.


결혼 후에는 언어적인 장벽에 의해 시댁과 통화할 일이거의 없고, 나에게는 남편의 가족이라는 느낌이 더 크다.


그래서 시어머니, 시아버지라고 부르기보다 너희 엄마,너희 아빠라는 호칭이 익숙한 걸까.


그렇다 보니 우리 사이에는 이해라는 단어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상태가 되었다. 한국, 중국, 영국문화 사이에서 아 ~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는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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