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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형 Dec 29. 2016

네남자의 스타트업 첫경험 113days

    간만에 쓰는 브런치인 듯 싶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날씨는 차디 차다. 잘 안입게 되던 패딩도 오늘만은 당연하듯이 나의 몸과 하나가 되었다. 바람이 차서 꽁꽁 싸매도 어디가 구멍이 있는지 살이 아렸다. 새삼 늙었다는 걸 느끼게되는 순간이었다. 어렸을 때만해도 호기로웠던 겨울의 나는 이젠 온데간데 없고 나약한 나만 남았다.

    차디찬 바람 속에서도 내 할 일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나는 메뉴를 개발해야 했으며, 고객들이 원하는 된장찌개는 이미 물건너간 상태였다. 고추장, 간장, 참기름, 설탕.. 한정된 소스가 자꾸만 내 발목을 잡는다. 어제 해먹어봤던 순두부찌개 맛은 일품이었지만, 짜글이와 맛이 비슷한 거 같아서 선뜻 메뉴로 내놓기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메뉴가 떠오른건 아니다. 마치 오늘 날씨 같다고나 할까 끊임없이 들어오는 바람들 아무리 껴입어도 막을 수 없었던 것들..이 많이 보였던 하루였다. 

    메뉴도 고민이었지만 우리의 가장 큰 숙제는 역시 배달이었다. 어떻게 가격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배달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을까?가 며칠 동안 우리가 계속 생각해왔던 숙제였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숙제는 쉽지 않다. 끊은 없이 형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정말 흡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 쯤 되고 나니 그런 방안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허나 우리는 계속 생각해내어야만 한다. 처음부터 해왔던 고민이었고 우리가 언젠가 풀어야 할 숙제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엔 또 다시 마주치게 될 것이다. 모두가 여기에 몰두하고 있기에 그리고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서비스가 되는 건 당연하기에 더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 전에는 그래도 서비스를 진행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새 그런 때도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는 듯했다. 우리는 그래도 아직까지 기회를 거머쥐고 있고 해내면 반드시 좋은 서비스로 인정 받으리라!! 그러니 앞으로 더 열심히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봐야겠다. 우리가 가질 리뉴얼 시간이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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