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결 May 18. 2021

속이 부글부글

매일 글쓰기

둘째와 수학 공부를 하다가 또 버럭 했다. 아이는 더하기 빼기의 개념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가르쳐 줄 때는 '아~'하다가도 돌아서면 까먹는다. 도대체 어떤 뇌를 가진 거지? 나도 수학이란 과목에 큰 불편이 없었고 첫째도 수 쪽으론 빠른 편이라 둘째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계속 반복해서 풀면 그래도 좀 나을 텐데, 아이는 푸는 걸 극도로 하기 싫어했다.


아이와 한바탕 하고 나니 내 에너지가 쭉 빠졌다. 자기도 잘하고 싶을 텐데.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보면 나도 마음이 아프다. 잘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고, 아이도 잘하고 싶을 텐데 나는 왜 쑤욱하고 올라오는 화를 참지 못하는 걸까?


처음엔 아이의 학습 태도 때문에 화가 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이가 '엄마 나도 잘하고 싶어요!' 하는 눈망울로 나를 보면서 울먹울먹 할 때도 화가 난다. 내가 설명한 걸 못 알아듣기 때문이다. '아니!! 왜!!! 이렇게까지 설명하는데도 못 알아듣는 거야!!!!!!!'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이런 상태인데도 나는 아이를 계속 가르쳐야 할까? 그냥 학원이라도 보낼까? 아님.. 그냥 알아들을 시기가 올 때까지 놔둬야 하나.. 둘째가 내 말, 내 눈빛에서 상처 받을까 봐 걱정된다. 이 상태에 학원을 보내는 건 아닌 것 같고, 내 화를 내가 먼저 다스릴 수 있게 마음을 꽉 다잡던지, 아니면 그냥 아이가 알아들을 뇌를 갖출 때까지 기다리던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자.


아 정말, 내 아이를 가르치는 일은 정말 힘들구나.



이 귀요미에게 버럭하다니ㅜㅜ
작가의 이전글 엄마와의 오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